이 녀석 처음 우리집에 왔을 때만 해도... 눈도 초롱초롱한 것이...
누가 봐도... 차분하고 성실한 범생이 스타일이었습니다.
다들 아시는 것처럼... 요즘 극성맞은 집사분들 중에는 한글은 기본이고, 애가 좀 언어에 소질이 있다 싶으면...
영어 같은 외국어 하나씩은 가르치잖아요.
그런데, 저는 교육은 본인이 스스로 하고 싶어서 해야지 억지로 시키는 건 아니라는 나름의 교육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녀석이 어디에 관심이 있는지, 무슨 소질을 가지고 있는 지... 지난 1년간 조용히 지켜 봤죠.
처음에는 우리 아이들이 공부할 때, 관심을 가지고 주변에서 기웃기웃 살펴 보더라고요.
'그래! 그럼 그렇지 내 눈이 틀리진 않았군!!' 겉으로는 내색을 하지 않았지만, 어린 나이에 이렇게 관심을 보이는 녀석이 대견해서...
부족한 살림에 우리도 못 먹는 맛있는 간식도 사다 주고 그렇답니다.
그 후로 저는 이 녀석이 알아서 자기주도형 학습을 열심히 하는 줄로만 믿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연차휴가를 내고 하루 쉰 어느 날...
애들도 모두 학교 가고... 조용하길래... '녀석 뭐하고 있나... 혹시 열심히 공부하고 있으면... 오랫만에가서 격려라도 해 줘야겠다'고 생각을 하고 조용히 가 봤더니... 글쎄 저렇게 책만 펼쳐 놓고 잠만 자고 있네요.
처음엔 배신감도 들고... 실망스럽긴 했지만... 그래도 언어에 취미가 없어서 그럴 수도 있겠다 싶어서...
그러면 예체능을 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에... 간신히 제 스스로 마음을 다스리고는 피아노를 가르쳐 보기로 했습니다.
그로 부터 얼마 후....
이 녀석 정말 언어와 음악엔 전혀 관심이나 소질이 없는 걸까요?
제가 평상시에 너무 오냐 오냐 키워서 그런 건 아닌가 싶기도 하고, 자책감만 마구 마구 드네요. ㅜ.ㅜ
우리 '또미' 어떻게 하면 좋을 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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