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디지털카메라를 갖게 된 초창기... 인화에 대한 부담 없이 사진을 마음껏 찍을 수 있는 데다가 스캔 없이 바로 웹상에서 이미지를 사용할 수 있는 장점에 매료된 나에게 디지털카메라는 좋은 장난감이 되어 주었다.
때론 달의 모습을 담는다거나 노출 시간을 조절한 야경 사진을 찍는다고 밤에 외출을 하기도 하고, 패닝샷(Panning Shot)을 시도하기 위해 고속도로 주변의 뒷동산을 오르기도 했다.
그렇지만, 실제로 내가 가장 좋아했던 분야는 식물 접사였다. 물론 고성능의 카메라나 접사렌즈 없이 하다 보니 아쉬운 점은 있었지만... 카메라의 식물의 모습을 담는 과정을 통해서 그동안 관심 없이 지나치던 주변의 식물들을 다른 시선으로 보는 법을 배우게 되었고, 그들의 아름다움을 새롭게 발견하게 되었다. 게다가 고맙게도 그 과정에서 저절로 운동까지....
닭의장풀(달개비)을 설명하면서 이렇게 장황하게 밑자락을 가는 이유는 그렇게 주변 식물들의 사진을 담으러 다닐 때, 찍었던 닭의장풀 사진에 대한 기억과 아쉬움 때문이다.
맨 위에 사진이 그나마 조금 비슷하긴 하지만.... 당시에 나는 운이 좋게도 정말 수탉의 모습을 바로 연상시킬 정도의 달개비를 그 각도로 담았던 적이 있었다.
아쉽게도 수 차례에 걸친 컴퓨터 교체와 드림위즈(DreamWiz)였던가... 이제는 이름도 제대로 기억나지 않는 사진 이미지를 업로드해서 저장하는데 활용했던 사이트의 폐쇄, 사진과 관련해서 가입해서 활동하다가 해당 카메라가 단종되면서 활동을 접은 인터넷 카페 등.... 일련의 과정을 거치면서 이제는 그 사진을 찾을 수 없지만 말이다.
여기서 이야기 하고 싶은 요점은....
닭의장풀이라는 식물에 대한 것보다는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과 관심에 관한 것이다.
우리가 마주하는 현상이나 사물들이 우리의 관심에 따라서 전에는 발견하거나 깨닫지 못했던 무언가를 보여주기도 하고, 다른 관점이나 시각에서 바라 보았을 때 새로움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점을 말하고 싶었다.
그리고 닭의장풀은 그것을 깨닫게 해 준 계기 중 하나였다.
닭의장풀은 한해살이풀로 지금도 도심에 흙이 있는 곳에서는 비교적 쉽게 접할 수 있는 흔한 식물이다.
청색 꽃잎 2개와 흰색 꽃잎 1개로 구성된 꽃을 피우는데, 닭의장풀이라는 이름의 유래와 관련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다. 그중 하나가 식물의 모양이 수탉이 홰를 치는 것과 닮았다고 해서 지어졌다는 설이다. 그것이 정설로 인정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나는 이 식물에서 그 이미지를 보았고, 그 이후로 이 식물의 이름을 잊은 적이 없다.
닭의장풀(달개비) 관련 위키 및 나무위키 자료 :
https://ko.wikipedia.org/wiki/%EB%8B%AD%EC%9D%98%EC%9E%A5%ED%92%80
https://namu.wiki/w/%EB%8B%AD%EC%9D%98%EC%9E%A5%ED%92%80
잎과 줄기는 식용도 한다고 하는데,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달개비가 늘 그 정도의 수를 유지하는 것으로 보면 그렇게 사랑받을 만한 식재료는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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