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랑새를 찾아 집을 나선 치르치르와 미치르가 긴 여정 끝에 결국은 파랑새가 자신들이 집에서 키우고 있던 새였음을 알게 되는 동화가 있는데, 어제 봄꽃 나들이 끝에 만난 할미꽃이 그 이야기를 떠오르게 해 주었다.
봄꽃 중에 보고 싶었던 할미꽃을 다름 아닌, 아파트 관리사무소 화단에서 발견했기 때문이다.
할미꽃은 제주도를 제외한 한반도 전역에서 볼 수 있는 토종식물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도심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꽃은 아니다. 그리고, 개화기가 4~5월이라고는 하지만 실제로는 5월이 되면 꽃을 보기는 어려운 것 같다.
할미꽃과 관련한 정보는 아래 위키백과와 산림청 홈페이지의 자료를 참고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벌써 10년도 넘었지만, 2007년 5월에 아래와 같이 이상한(?) 식물을 만난 적이 있었다.
이건 뭐지? 꽃이라도 하기도 뭐하고, 열매라고 하기도 뭐한 그 식물을 당시엔 바로 알아보지 못했고 식물 카페를 통해서 그것이 할미꽃이란 걸 알았다.
그리고는 검색을 통해서 아름다운 할미꽃의 모습을 제대로 알게 되었고, 언젠가 한번 꽃을 보고 싶다는 바람을 가지고 있던 참이었다.
그리고, 어제 집을 나서면서도... 혹시나 산에 갔다가 할미꽃을 만나면 좋겠다 싶었는데... 막상 봉재산을 다녀오는 길에서는 만나지 못한 할미꽃을 바로 집 앞에서 만나고 만 것이다.
할미꽃과 관련해서는 전해 오는 전설이 있다고 한다.
일찍 남편을 여이고 혼자서 세 딸을 키우던 어머니가 있었는데, 이제 나이가 들어 할머니가 되어 가면서 딸들을 차례로 시집보내게 되었다고 한다. 먼저 첫째 딸은 훌륭한 사윗감을 얻어서 성대하게 결혼식을 치러 주었고, 둘째 딸도 괜찮은 신랑감을 찾아서 섭섭하지 않게 혼인을 시켜 주었는데... 그러고 나니, 이제 집안 살림도 많이 줄어들게 되었고, 할머니도 건강이 예전만 하지 못해서 남은 막내딸이 농사를 지으며 할머니를 모셔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고 한다.
그래도, 혼기가 다 찬 막내딸을 시집보내게 되었는데 이미 어려운 살림살이라서 변변한 결혼잔치도 할 수 없는 형편이었다. 어쨌든 그렇게 세 딸을 시집보내고 나서, 연로한 할머니는 어느 날 딸들의 집을 차례로 방문하게 되는데... 그렇게 정성 들여 시집보낸 첫째 딸의 집에서는 며칠 머무르니 싫은 기색을 보여서 둘째 딸네 집으로 갔는데, 그곳에서도 얼마 지나지 않아서 그런 분위기가 더 노골적으로 비쳤더란다... 그래서 다시 막내딸 네 집으로 가는 와중에 높은 고개를 넘지 못하고 할머니는 그만 죽음을 맞이하고 만다. 그리고 그 자리에 꽃이 피었는데, 그것이 할미꽃이라는 것이다.
어쩌면 꽃잎에 난 흰색의 털이 할머니의 백발을 연상시켜서 이름도 그렇게 할미꽃이라 지어졌는지 모르겠지만... 슬픈 전설, 그리고 그 이름과는 상관없이 봄에 만날 수 있는 아름다운 꽃임에는 분명하다.
아래는 2020년 3월 29일과, 4월 5일에 만난 할미꽃들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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