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여행의 본격적인 출발은 콜롯세움이었다. 호텔에서 아침식사를 하고는 방으로 돌아와 도시락(쨈 바른 식빵과 음료수)를 준비해서, 어제 저녁에 잠깐 다녀왔던 콜롯세움으로 향했다.
마치 로마의 대표물처럼 되어버린 콜롯세움은 포로 로마노(Foro Romano)라고 하는 로마시대의 중심지 바로 곁에 위치하고 있다.
오늘날엔 이 보다 거대한 종합운동장에 돔(dorm)구장까지 있는 실정이지만, 천년도 훨씬 이전에 이와같은 거대한 건축물(높이 50미터, 둘레 500미터, 수용인원 8만명)이 세워졌다는 사실은 감탄할 만 하다.
게다가, 로마는 지진대임에도 불구하고 이 건축물이 현재까지 건재할 수 있었던 이유를 알게 된다면 그 놀라움은 배가 될 것이다. 당시의 건축가들은 지진으로부터 콜롯세움을 보존하기 위해서, 수맥(水脈) 위에 인공으로 모래와 석회를 깔아 기초를 다졌다고 한다.
말하자면 지진을 대비하여 건축물 하부에 완충장치를 마련한 것이다.
그래서 로마의 속담에는 '콜롯세움이 무너지는 날, 지구의 종말이 온다'라는 말이 있다고 한다.
앞선 글에서도 끝머리에 잠깐 언급했듯이, 이곳에서 운 좋게 한국이 방문객과 그들을 안내하는 일행을 만나게 되었다. 안내하는 분의 설명을 귀동냥해서 이 곳이 역사 시간에 잠시 스치며 지나가는 '빵과 서커스'라는 로마시대 우민화정책의 증거라는 단편적인 이야기에서 벗어나 보다 폭넓은 사실을 접하는 기회가 되었다.
로마는 오랜 정복사업을 통해 중산층이라 할 수 있는 자작농이 쇠퇴하게 된다.
그 이유인 즉, 그들이 노예가 아닌 자유민으로서 병역의 의무를 부담하고, 그리하여 장기의 정복사업에 동원되었기 때문에 그들의 토지는 제대로 경작되거나 관리되지 못한 탓에 척박해져 버린 것이다.
귀족들은 정복사업으로 축적된 부와 전쟁을 통해 잡아온 포로들로 더욱 발달한 노예제도를 바탕으로 라티푼디움이라는 대농장을 소유하게 되었지만, 피로써 국가에 충성을 다 했던 중산층은 결국 자신들의 삶의 터전마저 잃고 부랑민으로 전락하여 로마로 로
마로 몰려들게 된 것이다.
결국 로마의 지도층들은 이들의 불만을 무마내지 해소해야 할 필요을 느끼게 되었고, 이를 위해 고안해 낸 장치 중 하나가 콜롯세움과 같은 거대한 경기장을 만들어 거기에서 '노예 대 노예', '인간 대 맹수'의 혈투를 라이브 쇼로 보여주며 술과 음식을 제공하여 그들의 불만과 비판의식을 마비시켜 갔던 것이다.
콜롯세움과 같은 경기장을 일반적으로 아레나(Arena)라고 하는데, 이는 경기장 마루바닥 위에 깔려있던 arena라고 하는 모래 토양의 이름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이들 arena 중에서 특히 유명한 것이 바로 콜롯세움인 것이다.
콜롯세움은 주변에 포로로마노와 엠마누엘라2세 기념관 그리고 '진실의 입'을 잇는 관광명소이며, 로마시대 예수를 믿던 사람들이 박해를 피해 그들의 종교를 지켰던 지하묘소인 '카타 콤베(Cata Combe - Under Tomb이라고 하여 지하묘지라는 의미임)'로 가는 길도 이 곳을 지나게 된다.
물론 근처에서 공중 목욕탕이었던 '카라칼라(Caraclla)' 유적들도 볼 수 있다.
이들 문화유적지는 오늘을 사는 로마인들의 생활과 격리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유적지 바로 옆 도로 위로 자동차들이 지나다닐 정도로 도시의 발전 속에 공존하고 있기 때문에 로마는 더욱 깊이 있어 보이고, 이들 문화유산을 보러오는 세계각국의 관광객들은 그 만큼 편리한 관광을 유익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모습을 통해 그들이 생활의 발전과 역사의 보전이라는 두가치 축을 조화롭게 엮어 갔다는 사실에 부러움이 느껴졌다. 더군다나 이들은 자신의 문화유산을 성공적으로 관광자원화 했다는 점에서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과거 전사들과 맹수들의 우리가 있었다는 지하 유적과, 경기장을 둘러싼 몇 층으로 된 관중석들을 보고 있노라니.. 비가 내린 다음에 흐리고 축축한 날씨 탓인지, 괜히 을씨년스러운 으시시함이 느껴졌다.
광란의 파티에서 열광하던 사람들을 그려보면, 인간의 내면에 잠재된 마성을 엿보는 듯 하기 때문이다.
사실은 '카타 콤베'를 오늘 가려고 했었다. 아침 나절에 콜롯세움에서 조금 밑으로 있는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118번)를 타려고 기다리면서 지나가는 노(老)신사분께 버스 티켓을 어디서 사냐고 여쭈어 보았더니, 오늘은 크리스마스라 City Bus가 Free(무료)라고 하시는 거다. '아! 이렇게 기쁠 수가... 이 얼마나 반가운 말인가... 무료!'
버스를 기다리고 있으려니까, 분위기가 묘했다. 아무리 크리스마스라고 하지만 사람들이 너무 없는 거다. 적어도 서너명은 있어야 하는 건데...
불안한 마음에 마침 정류장에서 함께 버스를 기다리시는 이탈리아 아주머니께 카타콤베에 가는 길인데, 여기서 타면 되냐고 물었다. 아주머니는 대충 알아 들으신 듯 하더니, 시계로 12와 25를 가르키시면서 "No View"라고 자꾸 그러시는 거다.
'아.. 12시 30분이면 관람시간이 종료된다는 뜻인가 보다! 친절도 하시지.. 그래도 아직 시간이 좀 있으니깐 가 봐야지'하는 생각을 하고는 아주머니께 'No Problem'이라고 말하며 고맙다고 연신 감사를 드리고서 자신만만하게 버스에 올랐다.
로마 시내와는 달리 카타 콤베로 가는 길은 어릴 적 외가댁으로 가던 시골 길과 같은 느낌을 주었다. 좁은 길을 따라 좌우로 펼쳐지는 목가적인 풍경이 사람의 마음을더욱 가볍게 만들어 주었다.
여길까 저길까... 슬슬 목적지에 다달아 가는 것 같은데... 버스는 조금 전 부터 계속 비슷 비슷한 건물 앞에 정차하기 시작했고, 아직은 목적지가 아닌 듯하다는 어렴풋한 확신과 함께...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드디어 버스가 어느 건물이 모여있는 광장 옆에 도착하고, 지금까지 다른 정거장에서 내렸던 사람 수보다 많은 사람들이 버스에서 내리기 시작했다. '여기구나...'
여기가 카타 콤베냐고 묻자 그렇다고 했다. 우선은 내리고 볼 일이었으므로 서둘러 버스에서 내렸다.
버스가 선 곳에는 수도꼭지가 몇 개 달린 수돗가가 있었고... 관광객인 듯한 사람 몇 몇이 광장 앞 건물쪽에 있었는데 꽤나 한산한 분위기였다...
아니나 다를까... 그리 이른 아침시간도 아니었는데... 더구나 12시 30분이 되려면 꽤나 시간이 남아 있었는데... 카타 콤베는 문을 닫은 상태였다. 이제서야 그 아주머니가 무엇을 말하려고 했는지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12'와 '25'는 시간이 아니라 날짜였고... 'No View'란 오늘은 개관하지 않는다는 의미였던 것이다. 아 어찌 이럴 수가... 완전히 좋다 말았다... (결국 카타 콤베는 이틀 후인 12월 27일에 다시 감)
어쩔 수 없이 출발점인 콜롯세움으로 다시 돌아왔다. 카타 콤베로 가면서 날씨가 환하게 개이기 시작하더니, 점심 때가 되어 갈 쯤엔 밝은 햇살로 가득했다.
[포로로마노]
'포로로마노'와 '엠마누엘라2세 기념관'를 둘러보고는 그 앞에 있는 베네치아 광장으로 갔다. 기념관을 배경으로 해서 사진찍기 좋은 곳이라 많은 관광객들이 오고 갔다. 그 중에서 어제 잠깐 테르미니역에서 만났던 우리나라 여자분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어제는 숙소를 찾기 위해 고심하던데... 다행히 숙소를 찾았단다. 아침식사 없이 하루 45,000Lit (이런 식으로 자신의 경비 지출과 비교하면서 절약을 위한 가열찬 노력을 아끼지 않는 우리 조국의 자랑찬 젊은이들을 보라! 북한 소식 전하는 거 같음)
광장에서 사진을 찍고 기념관 쪽을 바라다 보니, 그 아래쪽에서 부터 올라오는 한 무리의 일본인 단체관광객들이 보였다. 지금도 그러는 지 모르지만, 그들의 이동 모습은 마치 어릴 적 소풍가는 아이들을 보는 것 같다. (하나 둘.. 셋 넷..)
['엠마누엘라2세 기념관] [진실의 입]
이 주변에, 저렇게 많은 사람들이 둘러 보고 오는 관광 포인트라면... '진실의 입' 밖에 없다. 그렇다면 그들이 올라오는 저 방향에 있다는 이야긴데, 눈치가 있으면 몸이 덜 힘들다 ^^; , 주저할 필요는 없었다. 우선은 그리로 가 보고, 거기서 찾지 못하면 다시 찾으면 되니까.. 어쨌든 거기엔 뭔가 볼거리가 있을 것이기에 손해는 아닐거라는 생각이 들었고, 누구에게 물어볼 필요도 없이 그 쪽으로 발길을 돌렸다.
아니나 다를까 길을 따라 조금 내려가니, 공사중인 듯한 교회 건물쪽에 많은 관광객들에 들락 날락거리는 광경이 눈에 들어왔다. '음.. 저긴가 보군..'(흐뭇~)
보수를 하는 건 지, 교회 주변은 마치 어느 건설 현장처럼 어수선했지만, 다행히도 '진실의 입'이 있는 곳은 개방이 되어 있었고... 많은 사람들이 차례로 '진실의 입'에 손을 넣고, 사진을 찍느라 주~욱 늘어서 있었다.
'로마의 휴일'이라는 영화에서 본 '진실의 입'은 검정색이었기 때문에, 나는 또 한번 당황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바보, 영화가 흑백영화였으니 당연히 검게 보였던 것인데도 어리석은 선입견을 버리지 못하고선...). 눈 앞에 보이는 '진실의 입'은 이목구비가 있는 곳이 검은 색을 띌 뿐, 하얀 대리석으로 되어 있던 것이다.
'이런, 치사하게 모조품을 전시해 놓고는 진짜는 따로 보관하는 건가 보다'라는 생각에 자못 실망을 금치 못하다가 혹시나 해서, 주변 사람들에게 물었다...
"이거 진짜예요 ?? 가짜죠 ??" 그들은 내가 왜 이런 질문을 던지는 지 이유도 모른 체 재밌다는 듯 나를 보며, 진짜라고 이야기를 해 주었다. '휴~ 다행이다.. 여기까지 그 먼 길을 와서, 모조품만 보고 간다면.. 얼마나 허무한 일인가 !'하는 기쁨에 고무된 나는 재빨리 '진실의 입'을 만져보기 위해 서 있는 줄의 대열에 끼어들었다.
'진실의 입'은 둥근 원 모양으로, 지름은 사람 키(내 키랑 비슷함 175~180cm)만했는데... 50~60cm 높이의 돌기둥 위에 놓여 있었다.
한 껏 기분이 난 나는.. 내 차례가 오자, 신이 나서 '진실의 입'을 쓰다듬고, 손을 넣어 안에서 주먹을 쥐고는 안 나온다는 난감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주변에 있던 외국인 아줌마가 그 모습을 보고 재밌다는 듯 함박 웃음을 보이신다.
'진실의 입'이 있는 '산타마리아 코스메틴(Santa Maria in Cosmedin)교회'앞 쪽으로 개울처럼 지나는 테베레(Flume Tevere)강을 끼고 '베스타(Verita)'라고 하는 작은 신전이 있었다. 마침 신전 옆으로 몇 개의 벤치를 놓아 작은 공원처럼 꾸며져 있어서 그곳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간 밤에 심한 바람과 함께 비가 내려서 조금은 쌀쌀했지만, 우리나라의 어느 봄날 처럼 햇살은 따사로왔고, 벤치 주변에 심어진 꽃들도 깨끗해 보였다. 준비한 점심을 먹고나서... 그 곳에서 가까운 '판테온(Pantheon)'으로 향했다. 판테온은 어떤 하나의 신을 모시는 신전이 아니라 모든 신의 신전이라고 한다.
[판테온 신전]
방금 지나쳤던 베스타와 비교가 되어서 그런지 더욱 웅장해 보이는 이 신전은 어찌보면 투박해 보일 만치 무척 컸다. 원통형의 각주들이 기둥이 되어 떠받치고 있는 정면 입구 위로는 삼각형 모양의 지붕이 있고 바로 이어서 사각형 모양의 지붕이, 그리고 전체 외형이 둥글게 이루어진 건물위로 돔(dorm)지붕이 원처럼 차례로 사각형 지붕뒤에 위치하는 독특한 형태의 건축물인 이 '판테온'을 보고 미켈란 젤로는 '천사의 건축'이라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고 한다...(내가 보기엔 특이한 구석은 있어도 그렇게까지 멋져 보이지는 않던데... 여기서 일반인과 거장의 차이가 있는 건지는 모르지만 말이다...)
'트레비 분수(Fontana di Trevi)'를 지나 '스페인 광장(Piazza di Spangna)'으로 간다는 것이, 그만 길을 잘못 들어서 스페인 광장에 먼저 가고 말았다. 그 유명한 스페인 계단에는 영화의 한 장면을 재현하려는 듯, 아이스크림을 파는 노점상들이 여기 저기 보였다. 로마에는 여기 저기, 광장이 흩어져있고...또 왠만한 광장에는 분수가 하나씩 있었는데, 이곳에서는 '석주(石舟) 분수(La Barcaccia)'가 재미있었다.
[트레비 분수]
한번 길을 잘못 드니 경제적인 이동은 이미 물 건너 간 것이었고, 이제는 체력이 허락하는 범위 내에서 가고자 했던 곳을 빼놓지 않는 수 밖에는 없었다.
스페인 광장에서 '포폴로 광장(Piazza del Popolo)'과 '판쵸 언덕'을 거쳐 '트리톤 분수(Pontana del Tritone)로, 그곳에서 다시 '트레비 분수'로 갔다.
거리를 빙 돌아 온 것이 아깝기는 했지만, 아직은 시간과 체력이 충분히 남아 있었으므로 가볍게 생각하기로 했다. 다른 곳에 비해 트레비 분수는 규모도 크고, 갖가지 조각에 이런 저런 치장들이 화려했다. 특히나 이곳을 더욱 유명하게 하는 이유는 여기 분수에 소원을 빌면서 동전을 세개 던지면, 좋은 사람을 만나, 사랑이 이루어지고,다시 이곳을 찾게 된다는 전설(?)이 전해져 오기 때문이다.
이 날을 위해... 나도 나름대로 준비를 해 온 몸이다...
동전은 1970, 1993, 1993년, 이렇게 3개를 준비하고, 분수대를 뒤로 하여 섰다.
동전도 그냥 막 던진다고 되는 게 아니란다. 하기야 소원이 이루어진다는데.. 아무렇게나 던지면 되겠는가 !! 여기서 잠깐 동전 던지는 법을 소개하고 가자면, 분수대(샘)을 뒤로 하여 서서... 오른손으로 동전을 잡고서는 왼쪽 어깨 너머로 동전을 던져야 한단다, 물론 이 동전은 샘물로 퐁당.. 한 번에 들어가야 한다.
근데... 의외로 이걸 제대로 못 하는 사람이 많았다.
소원이 이루어지면 다시 이곳을 찾을 수 있을 지도 모른다는 부푼 가슴을 안고.. 이제는 조금씩 피로가 느껴지는 몸을 이끌고, 오늘 하나라도 더 봐 두어야 바티칸에서 충분히 시간 할애를 할 수 있다는 생각에, 발길을 '산 탄젤로 성(Castel S. Angelo)'쪽으로 돌렸다.
가는 길에 '넵튠 분수'가 있는 광장을 지나게 되었는데, 마침 그곳에 벼룩시장이 섰다.
이제는 '산 탄젤로 성'만 둘러 보면 오늘 일정이 마무리 되었기 때문에.. 힘은 들었지만 로마에서 처음 만난 벼룩시장을 둘러 보고 가기로 했다.
여행을 떠나오면서 작은 누나가 부탁했던 메탈 반지(헤비메탈리스트들이 악세사리로 하고 다니는 해골 모양이나 특이한 모양의 반지)를 살 수 있을까 싶어서 지금까지 거치는 도시들의 벼룩시장마다 둘러 보았는데, 아직까지 그럴 뜻한 반지를 찾지 못한 터라 악세사리 코너에 특히 마음이 가던 참이었는데... 그 많은 악세사리 자판 중에 딱 한 곳에서 해골 반지를 찾았다. 반지가 조금만 작았더라도 더 멋졌을 텐데 하는 아쉬움은 있었지만 그래도 지금까지 봐 왔던 것 중에는 제일 괜찮길래 5,000Lit를 주고 하나 샀다.
아침 나절에 카타 콤베로 가느라 헛수고만 하지 않았어도 조금은 더 수월했을 하루였지만.. 그래도 오늘 하루, 가고자 했던 곳들을 무사히 둘러 볼 수 있었음에 만족했다.
숙소에 돌아와 친구들에게 엽서를 쓰고 있으려니 7시 경부터 엄청난 비가 쏟아졌다. 아침 나절에 집에 전화했을 때도 이 곳에 비가 많이 내렸다는 뉴스를 보시고 걱정하셨다던데... 정작 여기에 있는 나는 태평이다... 마치 '태풍의 눈' 중앙이 잠잠한 것처럼 말이다.
이 글은 개인 홈페이지(http://www.geoever.com)에 올려 놓은1993년 12월 1일부터 1994년 1월 8일까지의 배낭여행 이야기를 옮겨 놓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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