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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차이나타운 인근에 있는 천주교 성지 제물진두 순교기념경당

engbug 2018. 10. 13. 17:27

 

 

요즘은 특별한 일이 없으면 차이나타운 근처로 가는 경우가 드물다.

 

 

그래서, 오랫만에 그곳을 방문하게 되면 예전과 달라진 건물이나 모습을 종종 발견하곤 한다.

 

2016년 차이나타운 바로 근처에 위치한 인천아트플랫폼에서 미술대회가 열렸는데, 마침 지오와 고운이가 미술학원을 다닐 무렵이라서 둘 다 미술대회에 참가하는 바람에 온 가족이 나들이 겸 그곳을 가게 되었다.

 

 

아이들이 그림을 그리는 동안, 나는 주변을 둘러 보고 있었는데, 마침 한중문화관과 화교역사관 앞에 있는 작은 공원에서 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여러 연령대의 댄싱팀들이 나와서 춤을 추기도 하고, 마술쇼가 펼쳐 지기도 했다.

 

 

 

하지만, 위의 건물을 보는 순간... 나의 관심은 온통 이 건물로 쏠리고 말았다.

 

처음에는 전체적인 건축의 특이함에 이목이 끌렸고... 좀 더 다가가서 보니, 십자가가 보였다.

'전에 못 보던 종교시설이네...' 라고 생각하며, 입구에 다다랐다.

 

 

이 건물은 바로 '제물진두 순교기념경당'이었다.


2013년 7월 11일에 착공식을 한 이후에 10여개월이 지난 2014년 5월 15일에 봉헌미사를 했으니, 근처를 갈 일이 없던 나로서는 2016년에야 처음 보게 된 것이 당연했다.

 

 

40년 가까이 냉담 중이니... 모태신앙이 천주교라고 하기도 이제는 민망하지만, 어릴 적 엄마의 손을 잡고 제법 먼 길을 걸어서 성당에 다니곤 했다.

 

그래서, 천주교는 나에게 있어서는 낯설지 않은 종교이고, 성당도 그러하다.

 

 

 

 

기존 건물의 비좁은 틈바구니 속에서 겨우 자리를 잡은 것처럼 보이는 '제물진두 순교기념경당'은 입구로부터 15~20미터, 폭은 넓은 곳이 8미터 내외 정도 밖에 되지 않는 작은 건물이다.

 

 

하지만, 이 장소가 차지하는 비중은 전혀 작지 않다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 천주교는 외국인 선교사들을 통하여 들어온 것이 아니라, 조선시대 당시의 우리나라 선조들이 청나라를 통하여 서학이라 하여 배우고, 종교로서 받아들인 것으로서, 전세계적으로도 이렇게 자생적으로 천주교가 자리잡은 사례는 드문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새로운 사상이나 종교가 들어오는 과정에는 기존의 종교나 사회, 제도와 충동을 하기 마련인데, 당시의 조선도 예외는 아니어서 몇 차례의 박해가 있었고, 그 중 인천에서는 이곳 제물진두가 순교 장소가 되었던 것이다.

 

 

 

 

카톨릭신문 2014년 6월 1일자 5면, 박지순 기자의 기사 내용

https://www.catholictimes.org/article/article_view.php?aid=261391

 

 

위의 카톨릭신문 기사에는 '제물진두 순교기념경당'의 크기와 상징에 관한 설명이 포함되어 있는데, 대지면적 109.1㎡(33평)에 건축면적은 43.3㎡(13평)으로 하늘을 향해 솟아오르는 15미터 높이의 뽀족한 건물 형태는 순교영성을 상징한다고 한다.

 

그리고 전체적인 건물의 모양이 특이해 보이는 이유는 하느님의 두 손을 형상화한 것이다.

 

경당으로 들어서면 위의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겨우 사람이 마주 보고 지나갈 수 있을 정도의 좁은 골목이 있고, 한쪽 벽으로는 순교자 10위의 초상화와 이름이 전시되어 있다.

 

 

 

 

특별히 종교적인 거부감이 없다면, 차이나타운을 들린 김에 밖에서라도 이곳을 한번 보고 가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