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NA(the Middle East and North Africa)로 약칭하는 중동지역과 북아프리카 지역은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차이가 있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기후와 환경적인 측면에서는 무더위와 사막, 종교와 언어적으로는 이슬람과 아랍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이와 같은 특징들이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무엇 하나 친숙한 것이 없다.
반면에, 유럽의 경우는 지리적으로도 가까운 점도 있고, 문화적 교류 뿐만 아니라 십자군전쟁 등을 포함해서 몸의 대화를 나누며 살아왔던 역사가 있어서, 상대적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에 비해 유럽 사람들이 MENA 지역에 대한 더 넓은 이해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오늘 이야기 하려는 MENA 지역에서의 IBM(Insha'llah, Bukra, Ma'lesh)도 이러한 사실들을 바탕으로 논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여기에서 이야기 하는 IBM은 미국의 유명한 IT기업의 이야기가 아니라, 인샬라(Insha'llah), 부크라(Bukra), 말레시(Ma'lesh)의 이니셜을 따서 외국인들이 MENA 지역에서 겪게 되는 황당함(?)을 비아냥 대는 것이다.
인샬라(Insha'llah)는 영어로는 God willing 또는 on God's will 이라고 해서, '신의 뜻대로'라는 의미다. 이 말의 원래 의미는 사람이 할 수 있는 바를 다 하지만, 나머지는 신의 뜻에 따라 이루어지거나 그렇지 않거나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MENA 지역에서 이방인인 외국인들이 마주하게 되는 '인샬라(Insha'llah)'는 본래의 뜻과는 너무 거리가 멀다. 어쩌면 '안 된다.', '아니다'의 부정적인 말을 대신하는 의미로 더 이해되는 표현이라고도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전날 중동의 현지인과 통화를 해서 다음 날 그의 사무실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했다. 그리고 다음 날, 한국에서 늘 그런 것처럼 5~10분 정도 일찍 그의 사무실에 도착했다. 그런데, 비서를 통해 그가 외부에 있다는 안내를 받게 된다. 그리고 20~30분 정도 기다려도 그는 나타나지 않고... 결국 통화를 하면, 예기치 않은 사정이 생겨서 당장은 사무실로 올 수 없단다. 그럼 언제쯤 볼 수 있겠냐고 하면... 그 때 나오는 답이 '인샬라(Insha'llah)'다.
맘 속으로는... '그럴 거면 미리 연락을 하던가'... '아니면... 아니라고 하던가...'
물론 그들이 매번 그러는 것도 아니고, 이유없이 골탕을 먹이려고 그러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여전히 그들의 '인샬라(Insha'llah)'는 우리에게 낯설고... 그러다 보니, 실제보다 더 부정적으로 다가온다.
부크라(Bukra)는 영어로는 tomorrow, 즉 '내일'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이 역시 내일이 내일이 아닌 경우가 많다. 이상하리 만큼 그들은 일과 관련해서 약속된 일자(Deadline)를 못 맞춘다. 늘 빨리 빨리에 익숙한 우리에게 있어서는 예정된 시일보다 더 먼저 마무리 하지는 못하더라도 그 정해진 기한마저 제대로 지키지 못하는 그들의 행위가 이해 불가인 경우가 많다.
말레시(Ma'lesh)는 영어로는 No matter 내지는 Take it easy 정도로 표현되는데, '문제 없다', '괜찮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정해진 일정과 약속에 따라 움직이고, 일을 진행하는 우리의 입장에서는 분명... 문제가 있고, 쉽게 쉽게 넘어갈 수 없는데... 이들은 '말레시(Ma'lesh)'라며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는 것이다. 그러니... 속에서 열불이 나는 것은 온전히 이방인의 몫이 된다.
하지만, 나는 이러한 이들의 모습(?)을 좀 더 다르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사막의 유목민으로서 살았던 이들의 조상들은 한 지역에서 집을 짓고 사계절에 변화에 맞추어 농사를 지으면서 생활했던 우리의 조상들과는 분명히 다른 사고방식과 생활습관을 가지고 있었을 것이다.
어쩌면 이들에게는 짧은 기간을 정해서 무언가를 해 내야 하기 보다는 느긋하게, 천천히 견뎌내고 참아내야 하는 것이 척박한 땅과 뜨거운 무더위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지혜가 되었을 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너무 자기 중심적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려고 들지 말아야 하겠다.
이와 같은 이야기를 언제 한번 시간을 내서 정리해 봐야 겠다고 생각을 했는데... 수 년이 지난 오늘에야 그 일을 하게 되었다. 인샬라(Insha'llah)
참고로, 한계레21에 게재되었던 IBM 관련 기사의 내용도 아래에 링크해 본다.
웃기는세계/“IBM 정말 싫어요” (한겨레21 1999년 8월 5일 제269호)
http://legacy.h21.hani.co.kr/h21/data/L990726/1p947q0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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