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메본(East Mebon)과 프레룹은 앙코르 유적으로는 앙코르 유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그리 크지 않은 것 같다.
10세기 중반, 라젠드라바르만(Rajendravarman)왕은 수도를 Angkor에서 Koh Ker로 옮겼는데, 프레룹을 수도의 중심에 국가 사원으로 지었다고 한다. 동메본도 프레룹과 같은 왕의 시대에 같은 양식으로 만들어져서 둘을 구분하는 특별한 차이가 없다.
그의 제위는 약 25년 정도 되었지만, 그렇게 전성기는 아니었던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사원의 규모는 앙코르 와트나 앙코르 톰 등에 비할 바가 아니다.
그런데, 우연히 이곳에서 여행 중에 가장 마음에 드는 사진을 얻게 되었다. 인생사진... 그 이야기는 말미에 적어 보기로 한다.
프레룹(Pre Rup)은 유적보다는 석양을 보고자 하는 것이 주목적이었다.
앙코르 유적지에서 멋진 석양으로 유명한 곳은 '프놈 바켕(Phnom Bakheng)'과 '프레 룹(Pre Rup)'인데, 앙코르 유적을 처음 방문했던 날 무리를 해서, 오후에 프놈 바켕을 들리지 않았었다. 그리고 프놈 바켕은 상대적으로 시내에서 가까워서 속된 표현으로 관광객들이 바글바글 하다길래... 프레룹을 택한 것이었다.
이곳에는 코끼리와 사자상이 특히나 많다.
지금은 원석의 맨몸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지만, 아마도 당시에는 석회 같은 것으로 하얗게 칠해져 있었으리라.
코끼리는 그 크기로만 봐서는 사람에게 위압감을 주는 동물일 것임에 틀림없는데...
이상하리 만큼 친근감과 편안함이 든다. 심지어 석상으로 있을 때도 말이다.
사원 내에 있는 건축물 중에 내부를 들어갈 수 있는 탑이 하나 있는데, 안이 이렇게 비어 있어서 묘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이곳은 따로 벽화가 있는 것도 아니고 해서, 한 바퀴 돌아보고 나면 달리 할 것이 별로 없다.
사원을 찾는 관광객들의 목적은 '석양'으로 대동단결이다.
해가 지는 것은 하늘이 관장하는 일이니, 사람이 할 수 있는 것은 때를 기다리는 것이다.
지오와 고운이는 해가 질 때까지 돌탑 쌓기 놀이, 사진찍기 놀이를 하다가 점점 지쳐 갔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보다 일찍 왔던 지라... 맨 앞 열... 로얄석을 포기할 수 없었다.
멀리 지평선으로 태양이 진다.
우리와 지평선 사이에 서 있는 나무 몇 그루가 조금은 밋밋할 수 있는 풍경에 멋을 보탠다.
이렇게 우리의 앙코르 유적 방문은 프레룹의 석양으로 마무리 되었다.
제목 : 돌아보면 너와 함께여서 더 아름다웠다. 사랑한다!
이 사진과 제목에는 약간의 해설(?)이 필요할 거 같다.
이 사진은 앙코르와트의 유적 중 '동 메본(East Mebon)'에서 찍은 것이다.
당시에 난 지오와 함께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며 앞 서 걷고 있었고, 집사람과 고운이는 천천히 뒤를 따라 왔는데...
부자지간이 나란히 손을 잡고 이야기를 나누며 걷는 모습이 집사람의 눈에 좋아 보였던지, 사진으로 담아 두었다.
여행에서 돌아와서 이 사진을 보니, 나 역시 마음에 들었다.
이렇게 이 사진은 우리 가족의 추억 속에 한 장면으로 남게 되었는데... 사진의 제목까지 붙여진 계기는 다음과 같다.
지오와 고운이가 다니는 초등학교에서는 매년 가을에 두드림축제를 여는데, 그 행사 일정 중에 미디어데이 사진 전시를 한다.
그리고 그에 앞서서 전시할 사진을 선정하기 위한 공모를 하는데, 집사람이 이 사진을 내면서 나에게 제목을 물어왔다.
이에 잠깐 동안 생각을 하다가... 저 제목이 떠올라서, 이야기를 하니...
둘만 있어서 더 아름다웠다는 거냐... 그럼 사진 속에 없는 우리 둘(집사람과 고운이)은 뭐냐... 하는 성토가 나왔다.
"저 사진 속에 있는 두 사람이 뒤를 돌아보면 누가 있겠어 "라며 나의 의중을 설명해 주었더니, 그제서야 공감을 했다.
사진에 나타나는 사람은 둘뿐이지만... 뒤에서 그 모습을 지켜 보며, 사진으로 찍은 다른 두 사람이 있으니...
온 가족이 함께한 여행이어서 더 아름다웠다고....
그리고 사진에 나타난 사람은 둘 뿐이지만, 저 사진에는 우리 가족 모두가 담겨져 있는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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