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디스 아바바(Addis Ababa)의 고로(Goro) 지역에서 머물렀던 나의 이야기도 이제 마무리를 할 때가 온 것 같다.
처음에 사진과 글을 정리해서 올리려고 생각했을 때.... 어떤 내용을 담을까 하고 간단하게 메모를 해 두었는데... 그중에 일부는 적절하지 않은 것도 있는 것 같고 해서, 그런 부분들은 생략하고자 한다.
에티오피아 정교 교회를 방문했던 이야기는 앞서서 했었는데, 그 날 그곳 다음으로 숙소 근처에 있는 이슬람사원을 방문했던 내용은 언급을 하지 않은 것 같아서 여기에 정리해 보려 한다.
중동지역의 이슬람은 다른 국가들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좀 더 조심스럽다. 2014년 말에서 2015년 초였던 당시에는 이슬람국가(Islamic State)의 활동도 활발한 시기였고, 세계 여러 나라에서 테러가 일어나기도 했던 터라서 더욱 그러했다.
동남아의 국가들 중에도 이슬람교를 믿는 국가들이 꽤 많은데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이 대표적이다. 그런데, 이들 국가에서는 그러한 긴장감을 덜 느낀다.
아마도 그들의 역사와 정치적인 문제, 지리적인 이유 등으로 인하여 그와 같은 차이를 가져온 것이리라.
평상시에 함께 일하는 동료들 중 이슬람이 많았던 것도 그렇고, 에티오피아에서는 종교 간의 갈등이 눈에 보이지 않기도 해서... 이곳에서 시간이 되면 이슬람 사원에 한번 가봐야겠다는 생각은 가지고 있었는데, 마침 온전히 쉬었던 그 날... 이때가 아니면 또다시 언제 그런 날이 올까 싶어서... 한편으로는 조심스러운 마음으로 그곳을 찾았다.
Yerer Mosque는 내가 본 사원들 중에는 상당히 작은 편에 속한다(개인적으로 나는 그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하고 있긴 하다).
내가 방문했을 때는 특별한 종교행사가 있던 것도 아니었고, 기도 시간도 아니었다.
사원 안으로 들어서서 손과 발을 씻는 장소 옆을 비롯해 주변을 어슬렁거리고 있다 보니, 남자 교인들 몇 명이서 낯선 이방인을 보고는 처음에는 경계를 하는 눈치다. 분위기가 약간 심상치 않았고 그중 한 명은 나를 제지하려고 했다.
그래서 모스크에 관심이 있어서 둘러보러 왔다고 하니, 나중에 영어를 할 수 있는 다른 교인(성직자인 것 같기도 하다)이 내게로 왔다.
나는 직장 동료들 중에 이슬람을 믿는 사람들이 꽤 있고 해서,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데 근처에 모스크가 있어서 한번 와 보게 되었노라고 하면서 만약 방해가 되었거나 불편했다면 미안하고... 그만 가 보겠노라고 했다.
그랬더니, 앞서 나를 경계했던 교인들과는 달리... 편하게 구경하라고 하면서 필요하면 더 설명을 해 주겠다고... 그리고 코란에 관심이 있다면 알려줄 테니 언제든 오라고 했다.
사람이 첫인상이 중요한 게... 조금 전에 분위기가 약간 험악했던 터라서... 사실 내심 얼른 자리를 벗어나야겠다고 했던 참이었다. 그런데, 만약 그 상태로 그곳을 벗어났다면 아마도 나는 이슬람이나 모스크에 대해서 덜 좋은 인상을 가지게 되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그를 만나서 이런 감정을 해소하고 돌아올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숙소 인근 길가에는 정육점을 겸한 식당이 하나 있었는데, 저녁에 가끔 그곳에서 맥주를 마시는 경우가 있었다. 일종의 회식인 셈인데... 술을 즐기지 않는 나는 생맥주 한 잔을 마시며 동료들과 시간을 보내고 오곤 했는데, 볶은 땅콩을 B5 정도 크기의 봉투에 넣어서 파는 것이 내 입맛에 잘 맞았다. 그래서 내가 술자리를 함께 가지 않는 날에도 가끔 봉지 땅콩을 사다 주시는 분이 계셨는데, 당시의 나에게는 그 땅콩이 일용할 군것질이요, 스트레스 해소제로서 역할을 했다.
Goro지역의 경찰서는 위의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양철로 된 가건물처럼 허름했다.
하지만, 그들이 가지는 공권력의 힘 내지는 권위는 무시할 수 없었다.
한 번은 회사에서 이런 일이 있었다.
이곳에서는 공장이 초기에 자리를 잡는 과정인 관계로 시스템은 갖추어지지 않았는데, 생산인원은 급증을 하다 보니 관리에 있어서 여러모로 어려움이 있었다. 그중에 하나는 아침 출근 시간을 지키는 근태에 관한 것이었는데, 공장이 위치한 Bole Lemi Industrial Zone이 주거지와 상당히 떨어져 있다 보니 통근 버스가 없이는 출퇴근이 어려운 구조였다.
당시 자가 통근버스가 없었던 탓에 국영 버스회사를 통해서 통근버스를 이용했는데, 출근 시간에 맞추어 일찍 오는 직원들에게 주는 일종의 인센티브로 아침에 빵과 뜨거운 차(Tea)를 제공해 주었다. 그런데, 하루는 불미스러운 사고가 벌어졌다.
차(Tea)를 준비해서 제공하던 관리 직원이 그걸 받으려던 생산 직원에게 실수로 차(Tea)를 쏟은 것이다. 그러자 그 생산 직원이 관리 직원에게 차(Tea)를 끼얹었고... 둘 사이에 다툼이 벌어졌다.
주변 동료들이 말려서 불미스러운 일은 그렇게 끝났는 줄 알았는데... 그 후 경찰이 와서는 해당 관리 직원을 불러서 추궁을 하다가 손찌검을 하면서 일은 새로운 양상으로 전개되었다. 실은 그 생산 직원의 자매가 경찰이었던 것이다.
그 이야기를 듣게 된 우리 부서 직원들은 자문 변호사인 Alex에게 연락을 취했다. 그는 판사 출신의 젊은 변호사로 꽤나 영향력이 있었는데, 그가 와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 출동한 경찰이 자신의 관할구역이 아님에도 와서 권력을 남용한 것임을 확인하게 되었다. 이것으로 상황은 일단락되었다.
그런데 그 사건이 있은 지 몇 주 후에 다른 일로 Alex를 만나서 그때에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게 되었는데, 그 일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그의 말로는 해당 경찰은 그 일로 인해서 몇 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고, 현재 교도소에 복역 중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밖에 여러 가지 다른 에피소드들이 있었는데... 언급할 일이 있을지 모르겠다.
에티오피아를 떠나 온 지 3년이 넘었지만, 이메일이나 메시저 또는 Facebook을 통해서라도 소식을 알 수 있는 사람들은 Fafi, Dureti, Kedir 밖에는 없었다. Asaye, Amiya, Banchi 등 다른 친구들은 다들 잘 지내고 있는지 궁금하다.
다시 연락이 닿을 기회가 없을지도 모르지만...
그들이 행복하고... 원하는 꿈에 좀 더 다가서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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