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나는 지독한 편식을 했다.
단지 음식 재료만 가린 것이 아니라, 모양, 색깔, 냄새 등등 어느 것 하나 마음에 들지 않으면 그 음식에는 손을 대지 않았다.
이런 극단적인 편식을 가졌던 내가 어느 나라에 가서도 그 나라의 음식을 대부분 즐기는 걸 보면 참 희안한 일이다.
물론 그와 같은 나의 나쁜 습관이 고쳐지기 까지는 여러 사람의 노력도 있었고, 많은 사연도 있었다.
결과적으로 나는 더 이상 편식을 하지 않을 뿐 아니라, 외국에 가면 현지의 음식을 찾아 즐기는 편에 가깝다.
이번에 이야기 하고자 하는 베트남 음식은 바로 '분짜(Bun Cha, 발음이 맞는지는 자신없음)'다.
십여년 전부터 한국에도 베트남 음식을 파는 전문점들을 흔하게 볼 수 있지만, 하노이에서 분짜를 처음 접하기 전에는 나는 분짜라는 음식을 경험해 보지 못했다.
어찌보면 특별할 것도 없어 보이지만, 분명 특별한 베트남 음식... 분짜!!
분짜에 관한 추가적인 정보는 위키페디아로 패스 : https://en.wikipedia.org/wiki/Bun_cha
위에 위키 사이트에서도 언급하고 있는 것처럼 분짜는 하노이가 원조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인지 어쩌다 접하게 되는 베트남인들 중에서 분짜를 모르는 사람들도 꽤 있었다.
분짜는 일반적인 면요리에 불에 구운 돼지고기를 곁들여 먹는 음식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돼지갈비집에 가면 함흥냉면이 나오고, 냉명 위에 고명 올려 놓듯 갈비를 올려 먹는 것과 비슷하다.
하지만, 그 맛은 한국의 그것과는 전혀 다르다.
소스라고 해야 할 지 국물이라고 해야 할 지 애매하지만, 약간은 새콤달콤한 맛이 나는 국물에 삶아진 국수와 구운 고기를 곁들여 먹는데... 내 입에는 딱 맞는 현지 음식 중에 하나였다. 그리고, 다른 면류는 국물이 뜨거운 것에 비해 분짜는 뜨겁지 않다는 것도 차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렇게 맛있는 분짜를 과연 어디에서 먹으면 좋을까???
물론 현지인들이야 시간도 많고 정보도 많으니, 잘못된 선택으로 인한 부담이 적지만...
우리와 같은 여행자들이야, 제한된 시간 안에 후회 없는 결정을 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보통은 여행책자나 인터넷 사이트 등을 통해서 먼저 경험해 본 사람들의 평가를 참고하게 된다.
만약 다행이 그런 정보가 제대로 된 것이라면 좋겠지만, 요즘처럼 홍보성 자료들이 넘쳐나고 허위 정보들까지 기승을 부리는 상황에서는 그것 역시 곤란하다.
오늘 내가 소개하고자 하는 곳은 Noodle & Roll 이라는 이름의 식당이다.
겉보기에는 다른 음식점과 별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하노이에서 잘 알려진 Doc Kim 보다 훨씬 맛있는 분짜를 파는 곳이다.
두 음식점의 몇 가지 차이점은 Doc Kim은 돼지고기를 그대로 구워서 나오는데, Noodle & Roll은 다져진 고기를 구워 나온다.
Doc Kim 보다 Noodle & Roll이 분위기나 접시 등이 좀 더 정갈해 보이고, 요즘 스럽다.
아래는 Noodle & Roll에서 우리가 주문해서 먹은 음식들이다.
다른 여행자들의 생각도 참고할 겸, 해당 음식점에 대한 Tripadvisor 의 사이트를 링크해 본다.
Doc Kim에서 먹었던 음식도 비교삼아 올려 보면.... Doc Kim이 좀 더 소박한 분위기이고...
음식의 조리된 모양새나 나오는 상차림이 투박하다.
물론 사람마다 선호와 취향이 다르니, 호불호가 갈릴 수 있겠지만...
적어도 우리 가족들은 의견일치가 되었고, 우리는 하노이에 머무는 동안 다시 그곳을 찾았다.
개인적으로는 동남아 음식으로 태국의 톰얌(Tom Yam), 말레이시아의 락사(Laksa), 베트남의 분짜(Bun Cha)를 꼽는다.
분짜는 몇 년전에 오바마 대통령이 하노이를 방문했을 때, 유명세를 탄 적이 있다.
만약 하노이를 방문할 기회가 된다면, 분짜의 본고장에서 그 맛을 한번 즐겨볼 것을 권한다.
위의 지도에서는 Noodle & Roll이라고 표기되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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