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여행기의 마지막 일정은 제임스본드섬 카약 투어였다. 


나에게는 이번이 제임스본드섬 방문 3번째였는데, 혼자 다닐 때는 카약 투어를 해 본 적이 없었다.


 

아침에 우리가 묵고 있는 호텔로 pick-up 온 차량을 타고, 우리는 푸켓 섬을 가로질러 항구로 향했다. 더 없이 맑은 날씨 속에서 차창밖으로 보이는 한가로운 푸켓섬 내부의 시골 풍경이 보는 이의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마치 어릴 적 시골집에 놀러온 것처럼 말이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논에서 일을 하고 있는 소가 우리네 누런 황소가 아니라 거무스름한 색에 다소 위협적으로 보이는 커다란 뿔을 가진 소라는 것 정도... 



항구에서 커다란 여객선을 타면서 우리의 투어는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여객선에는 곧이어 바다로 나아가 우리가 타고 다닐 카약(kayak)들이 1층에 실려있고, 우리를 포함한 승객들은 지붕 외에는 막힘이 없는 2층에서 바다를 구경하며 이동했다. 이렇게 날씨가 좋을 땐, 선실 안에 있는 것보다 산상에 있는 것이 훨씬 좋았다. 

  



선장으로 보이는 사람은 금발의 젊은 서양 남자였는데, 영어 발음을 봐서는 미국이나 캐나다 쪽 같았다. 


그는 여행 일정과 우리가 카약 투어를 할 라군(lagoon), 바다동굴 등에 대해 설명을 해 주었다. 


동남아는 전부터 해적들이 많아서 그랬는지, 외부에서는 찾기 곤란한 라군(lagoon)이나 바다동굴들이 예전에 해적들의 근거지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정말이지 그 작은 카약에서도 몸을 뒤로 완전히 눕혀야 겨우 통과할 수 있는 좁은 통로가 있는 백여 미터의 길이는 족히 될 것 같은 자연 터널과 동굴을 지나서야 나타나는 라군의 경우는 어떻게 생겨났는지 신기하기만 했다. 



여객선이 항구를 벗어난지 얼마 후에 드디어 카약 여행이 시작되는 곳에 도착했다. 우리가 탄 여객선 주변으로 옛날 중국식 배들이 몇 척 지나다녀서 관광지의 분위기를 더 해 주었다.




카약은 3인승으로 관광객 2인과 카약 사공 겸 가이드 1인이 탄다.


우리 부부의 카약을 운전하던 분은 위에 사진에서 뒤에 편안하게 앉아서 브이(V)하고 포즈를 취했던 분인데, 유머 감각있고 센스가 넘치는 재미난 아저씨였다.


내가 군대에서 IBS(Inflatable Boat Small, 상륙용 고무보트를 말함)한다고 노를 저어 본 적이 있어서, 얼마간 노를 저었더니... 아저씨는 잘 한다며 나를 치켜세우고는 그 다음부터는 대부분 저 자세였다. ^^* 그래도 그 때 그 때 사진 찍을 포인트나 우리가 놓치고 가는 볼거리를 하나 하나 잘 챙겨주어서 고마웠고, 너무 재미있었다.


   


특히나 자연터널과 동굴로 이루어진 곳은 약간의 어드벤쳐 투어 분위기가 날 정도로 살짝 난이도도 있었고, 이런 경험은 처음이라서 신선하기도 했다. 나중에 푸켓을 여행하는 분들이 있다면, 카약 투어 강추~~다.  


 



2시간여의 카약 투어를 마치고 우리는 다시 본선으로 돌아왔다. 


선상에는 우리를 위한 점심 식사가 준비되고 있었는데.... 아래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커다란 수박에 조각으로 모양을 내는 등 제법 신경을 쓰는 모습이었다. 



점심 식사를 마치고 나서, 우리가 탄 배는 제임스본드섬으로 갔다.






 


제임스본드섬은 영화속 장면에 등장하는 멋진 바위들을 제외하고는 별다른 관광 자원이나 이벤트를 가지고 있지는 않다.



그러니 단체로 움직이는 투어에 참가한 경우라면 우선 기념 사진 몇 장을 찍고 나서...상점 구경 같은 일에 시간을 쓰기 보다는 섬의 부둣가 있는 쪽으로 형성된 바위를 구경하는 것이 좋다.


물론 이곳이 제임스본드섬이라고 불리는 이유가 된 이곳의 대명사인 작은 바위섬을 배경으로 기념 사진을 찍는 일도 빼 놓을 수 없겠지만 말이다.

 

 


 


이 글의 말미에 링크되어 있는 또 다른 제임스본드섬 투어와 관련한 포스트를 보면, 우측 사진에서 보이는 -5도 정로 비스듬하게 기울어져 있는 칼로 자른 듯한 바위를 비롯해 인근에 이어져 있는 작은 동굴의 모습을 담은 사진들을 볼 수 있다.

  


 

푸켓으로 돌아오는 곳은 우리가 처음 여객선을 탔던 항구가 아니라 작은 어촌마을 같은 부두였는데, 그곳은 또 그 나름의 정취를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우린 마을에서 대기 중인 차량을 이용해서 서둘러 호텔로 돌아가야 했다. 이제 푸켓에서 방콕으로 가는 비행기 시간이 얼마 남아 있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에겐 한 낮에 있었던 여행의 여운과 태국 어촌 마을의 풍경을 느긋하게 즐길 여유가 없었다.





끝이 좋으면 다 좋다고 했던가? 그래도 초반에 방콕에서 이런 저런 일들이 꼬여서 마음을 졸였던 나는.... 푸켓으로 온 다음부터는 우리 일행이 만족스러운 일정을 보내서 안도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늘 그렇듯이 여행의 끝자락은 항상 아쉬움이 남기 마련이다. 그리고 그 미련이 다음 여행에 대한 꿈을 꾸게 하기도 한다.


다음 여행은 가족 여행이 되겠지. 


 


 


2017/10/15 - [해외여행/태국] - 태국 : 친구와 함께 한 부부 동반 신혼여행 이야기 1편 (Year 2002)


2017/10/15 - [해외여행/태국] - 태국 : 친구와 함께 한 부부 동반 신혼여행 이야기 2편 (Year 2002) - 피피섬(Koh Phi Phi) 1


2017/10/15 - [해외여행/태국] - 태국 : 친구와 함께 한 부부 동반 신혼여행 이야기 3편 (Year 2002) - 피피섬(Koh Phi Phi) 2




※ 제임스본드섬 관련 또 다른 이야기:


2017/11/11 - [해외여행/태국] - 태국, 팡아만(Pang Nga Bay) 투어 - 제임스본드섬(James Bond Island)

 


Posted by 순간을 머무는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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