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쿵저러쿵

지오에게 2

engbug 2020. 8. 8. 17:39

2011년 8월

 

지오야!

 

이제 중학교 3학년, 어엿한 청소년이 되어서... 위의 사진에서 보이는 앳된 모습은 많이 없어지고, 점점 멋진 청년으로 성장하고 있는 네가 늘 고맙고, 자랑스럽다.

 

 

고운이는 학원에서 내주는 숙제를 할 때도, 아빠의 도움을 청하곤 해서 지오보다는 자주 이야기를 하는데...

지오는 초등학교 고학년 때부터는 자신의 일을 스스로 잘하고 있어서 상대적으로 평소에 함께 대화할 시간이 적은 듯싶다. 

 

그래도 매월 한 번씩은 같이 머리를 다듬고 나서, 가까운 카페에 들러 음료를 마시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 시간이 아빠에겐 너무 감사하고 소중하다(식탁에 모두 모여서 이야기를 자주 하긴 하지만, 둘이서만 대화하는 것과는 다르니까). 

 

 

이제 한창 공부에 힘을 쏟을 때이기도 하고, 앞으로 여러 차례의 선택과 시험을 거치는 시기가 오겠지.

 

아빠가 반복해서 이야기하는 것처럼... 아빠는 우리 지오와 고운이가 결과보다는 과정에 충실하고, 그 과정을 즐길 수 있기를 바란다.

 

우리의 삶은 마라톤이고, 머나먼 목적지를 향해 떠나는 항해와도 같다.

 

그래서, 단기적인 목표, 눈 앞에 보이는 무언가,에 올인하듯 해서는 자칫 자신의 페이스를 잃거나, 자신의 기량대로 완주할 수 없다.

 

물론 벌써부터 장래에 뚜렷한 목표를 가지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만, 한창 배우고... 자신의 그릇을 키우는 과정에서는 성급하거나 조급하게 목표를 정하기보다는 올바른 방향을 설정하고, 그 방향성을 잃지 않는 것으로 족하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한다면 우리는 삶이라는 바다 위를 표류를 하는 것이 아니라, 궁극적인 목적지를 향해 항해를 하는 것일 테니까...

 

 

아빠는 지오가 차분하게, 하지만 순풍이 불어와 돛을 활짝 펼쳐야 할 때는 주저 없이... 앞으로 나아가기를 바라고, 응원한다.  

 

 

 

2020년 어느 여름 날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