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오후... 버거를 사러 가는 길에 맞은편에서 걸어오는 아빠와 아들의 대화 일부를 본의 아니게 듣게 되었다.
아빠는 40대 내외로 보였고, 아들은 서너 살 정도 된 것 같았는데... 아빠는 어린 아들에게 "매미는 벌레가 아니잖아"라는 말을 했다.
버거를 사러 갔다 오는 길에 나는 그 말을 되짚어 보았다. 그리고, 조금은 늦은... 아점(Brunch)을 먹으면서, 지오와 고운이랑 함께 이것에 관해 이야기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 전에 있었던 상황을 들려주고는 지오와 고운이는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물어보았다.
먼저, 지오는....
▶ 우선, 자신의 생각으로는 무언가를 설명할 때는 개념부터 제대로 아는 것이 필요한데, 벌레와 곤충을 동일시할 수 있을지는 확인해 봐야겠지만... 벌레가 곤충을 말한다면, 곤충은 몸이 머리, 가슴, 배로 구분되고, 여섯 개의 다리를 가지며 분류상으로는 곤충강에 속한다. 그리고, 매미가 곤충인 것은 확실하기 때문에... 만약 곤충과 벌레가 같은 의미라면, 그 아빠가 아들에게 잘못 설명을 해서... 오히려 혼란을 주게 되는 경우는 아닐까 싶어 우려된다.
다음, 고운이...
▶ 식사 중에 벌레 이야기를 하니, 상상이 되어서 좋지 않다(고운아 미안하다. ^^;). 한자로 곤충이라고 쓸 때 '충(蟲)'이 '벌레충'자를 쓰니까, 곤충을 벌레라고 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하지만, 우리가 거미나 지네도 벌레라고 하고 있어서, 그렇게 보면 곤충과 벌레는 같은 개념이라고 보기는 어려워서 확인해 봐야 할 것 같다.
이렇게 지오와 고운이의 이야기를 들으니... 제법 자신들이 알고 있는 지식과 의견을 잘 표현하고 있어서 흐뭇한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아빠가 가지고 있는 생각도 보태 보았다.
▶ 아빠로서는 의도하지 않게, 그 부자지간의 대화 내용의 일 부분만 듣게 된 것이기 때문에... 어떻게 해서 "매미는 벌레가 아니잖아"라는 말이 나오게 되었는지를 알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그 단편적인 부분만으로 그 아빠가 잘못된 정보나 지식을 아이에게 전달했다고 단정하긴 어렵다고 생각한다. 다만, 이것을 가지고 좋은 토론을 해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 보았던 것이고... 이렇게 각자의 의견을 말하고,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벌레와 곤충이 같은 의미인지는 한번 더 확인해 봐야겠다.
그리고 나서, 곤충과 벌레이 어떻게 다른지 인터넷 검색을 해 보고는... 벌레는 곤충보다 더 넓은 개념으로 사용되고, 곤충을 포함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곤충과 벌레를 구별하는 것에 관한 내용을 다룬 어린이 신문 기사 :
http://kids.hankooki.com/lpage/edu/201809/kd20180927161337115670.htm
그러자, 고운이는 농담으로, 그 아이의 아빠가 과학자인데... 연구를 통해서 새로운 사실이나 학설을 알게 되어서 그렇게 이야기했을 수도 있지 않냐는 말을 했다.
고운아! 그건 너무 나간 거 아니니?? ^___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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