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에는 사진이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혹시 여행 이야기에 사진이 없는 경우, 어지럼증이나 발작 증세를 일으키시는 분이 있다면, 얼른 다른 사진이 있는 글을 선택하시기 바랍니다. 당신은 소중하니까요!!
이 글은 1998년 3월 1일부터 4월 2일사이에 다녀온 태국 배낭여행 이야기의 일부이며, 개인 홈페이지(http://www.geoever.com)이전 과정에서 이곳 블로그로 옮겨 온 것입니다.
그 때는 세상에 대한 회의(?)가 많았던 시기라서... 카메라를 아예 가져가지 않았습니다.
2018/03/21 - [해외여행,출장/여행계획 세우기, 일정 등] - 태국 배낭 여행 일정 요약(1998.3.1~ 4.2)
[사진은 없지만, 당시에 관광청 사무소에서 얻은 안내 지도]
수코타이는 타이족이 최초로 세운 독립국가(1238년) '수코타이(Sukhothai - 'Dawn of Happiness')'의 유적지로 유명한 곳이다.
지금은 어느 시골 읍소재지만 같아 보이는 이 곳이 과거, 12-13세기,에는 댐을 만들어서 건기 때 수관을 통해 물을 끌어 쓸 정도로 번성했던 도시가 있었다는 사실은 참 의외롭기만 하다.
수 차례의 전쟁과 지진을 겪으면서, 파괴되고 버려졌던 고대 수코타이의 도시는..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점차 사라져.. 마침내는 '잊혀진 도시'로 정글 속에 묻혀져 버릴 위기에 처해지고 만다. (14세기 말엽 이후 버려졌다고 함)
'부귀도 영화도... 한 여름 낮의 꿈처럼... 덧 없고 덧 없구나..
아름다운 것일 수록... 사라질 때는... 더 허망한 것...
이제는 추억할 사람마저 잊혀지고...
남은 것은... 남은 것은...'
하지만, 길고 긴 밤이 지나면 더 눈부신 아침이 우리에게 찾아오는 것 처럼...
수 백년이 흐른 오늘에 이르러... 이 곳의 유적을 발굴하는데 정열을 아끼지 않았던 한 고고학자(Nikom Moosigakama)와 UNESCO의 지원에 힘입어... 과거의 영광이 또 다시 빛을 발하게 되었고... 지금은 우리가 지켜야 할 '세계의 유산'으로 지정되어 유적 공원으로 우리 앞에 옛 모습을 드러내게 되고야 말았다.
이곳은 다른 어떤 태국의 유적지나 문화유산보다 특이하다. 마치 잉카나 마야유적이 이런 모습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드는 게... 수코타이 유적을 처음 보았을 때 느꼈던 인상이다. 그 만큼, 이 곳은 다른 태국의 문화유적에 비해 색다른 점이 있
다(다른 태국의 사원들은 대부분 지나치리 만큼 화려하게 꾸며져 있다.)
[가는 방법]
물론 수코타이 유적공원만 돌아 보는 것은 반나절 투어로도 제공되지만 어디까지나 배낭여행자들에겐 사치인 까닭에.... 450 바트 정도 ?
수코타이 유적공원이 있는 'OLD CITY'는 수코타이 시내에서는 한 참 먼 거리이기 때문에 버스를 타야 한다. 버스는 시내에서 서쪽으로 다리를 건너 조금만 가면 정거장이 있는데... 거기서 타면 된다. 시간은 30-40분 정도 소요...
버스에서 내리면 공원까지는 100여미터를 걸어가야 하는데, 그 거리를 힘들다거나 아깝다는 생각은 들지 않을 것이다. 왜냐면... 여기서 자전거도 빌릴 수 있고... 다른 무엇보다, 좌측에.. 연꽃으로 곱게 둘러 쌓인 'Wat traphang Thong'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삐걱거리는 나무 다리를 건너면, 탑 앞으로 넓게 그늘을 느린 나무의 모습이 인상적으로 느껴진다. 이 곳에 있는 탑에는 부처의 족적이 모셔져 있다고 한다.
이 사원은 사원 자체가 주는 아름다움 보다는, 사원을 둘러싼 연못의 풍경이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버스로 오느라 조금 힘이 들었다면 여기서 잠시 쉬어 가자.
태국의 있는 다른 사원들의 건축방식이 대부분 작은 벽돌로 기본 골격을 만들고, 그 위에 석회석 등을 발라서 모양을 낸 것에 비하여... 이 곳은 구멍이 숭숭 뚫린 'laterite' 라는 돌로 만든 토대며... 기둥 등을 많이 볼 수 있다.
그래서 분위기가 더 무겁고, 고고하게 느껴지는 건 지도 모르겠다.
이 사원을 지나 유적공원으로 들어가면 왼쪽으로 람캄팽 국립박물관이 보인다.
람캄팽왕(King Ramkhamhaeng the great)은 수코타이의 전성기를 이루었던 왕으로 타이문자를 만들었을 뿐 아니라(1283년), 영토 확장과 같은 업적과 함께 백성들에게 선정을 베푼 왕으로 그 이름이 높다. 그리고 이제는 태국인들에게 존경받는 위인임은 물론이고 신앙의 대상이 된 인물이다.
이 박물관 안에는 밖에 있는 유적지에서는 볼 수 없는 자료들이 전시되어 있다.
수코타이 전체의 구조와 '걷는 모습의 불상 (Walking Budda)', 당시 수코타이의 치수시설로서 댐과 그 댐으로부터 물을 끌어왔던 수관(Pipe) 등... 이 곳에 있는 자료에 의하면 옛 수코타이는 1600 * 2000 미터의 정방형으로 되어 있었으며 주변에는 3개의 Rampart(부속도시)로 둘러쌓여 있었다고 한다.
박물관에서 자료를 본 후에 유적 공원을 본다면, 더 깊은 이해를 도모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참, 박물관 밖에 있는 흥미로운 전시물 중에는 'Stone Bell' 이라는 돌종이 있다.
크기는 우리나라 멧돌보다 좀 더 크고, 모양은 옛날 온돌에 쓰였던 구들장과 흡사한데 중간에 구멍이 하나 나 있고... 거기엔 나무 막대가 하나 꽂혀 있다. 그 막대를 잡고 마구 흔들어 대면... 희안하게도 '팅팅팅' 하는 소리가 나는 거다.
마치 '고인돌 가족 프린스톤'에서나 쓰였을 법한 도구가 아닐까... ^^
이제 본격적으로 유적공원 안을 둘러 보자...
밖에는 유적지 일주용 Tram 이 있긴 하지만, 그건 시간제로 운영되는 것이 아니라 단체 관광객용이므로 나같은 홀로 여행자는 혼자서 ... 꺼이~ 꺼이~~
입구로 들어서 좌측으로 보이는 것이 바로... 옛 수코타이의 왕실 사원이었던 'Wat Mahathat'이다.
그리고 도로를 사이에 두고 있는 평평한 토대가 바로 왕궁터.
생각보단 그리 크지 않은 걸로 봐서는 그 당시에 왕들은 소박했나 보다.
'Wat Mahathat'은 크기나 건축물의 배치 등으로 볼 때...
본래의 모습을 갖추고 있었던 시절에는, 현재 방콕에 있는 '왓 프라케오' 에 비해 규모나 아름다움이 결코 뒤지지 않는 곳이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입구를 들어서면... 좌측으로 은은한 미소가 아름다운 것으로 유명한 좌불상이 조용히 자리잡은 모습이 보인다. 저녁 무렵이 되니.. 태양을 등에 진 부처의 모습이 눈부시다.
중앙에 있는 커다란 체디와 그 좌우에서 호위하듯 서 있는 10여미터 높이의 불상..
태국에서는 중요한 불상이나 체디 등을 불상으로 수호하는 듯 싶다.
중앙에 위치한 연봉 모양의 체디를 둘러싼 조각들은 온전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것을 찾아 보기 어려울 정도로 훼손의 정도가 심각해서, 보는 눈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도로를 따라 왼쪽으로 가면...
'Wat Sri Sawai'이 보인다. 3개의 탑이 나란히 서 있는 이 사원은 본래에는 힌두 사원으로.. 수코타이 도심으로 옮겨지면서 불교사원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가운데 조금 더 봉근한 탑을 중심으로 3개의 탑은 동에서 서로 늘어서 있으며, 여기의 건축 양식은 Lop Buri 의 것이라고 한다... (자료에는... Lop Buri style stupa...)
내가 보기에는 다른 것들에 비해 앙증맞아 보인다. 이들 탑들은 저마다 내부에 공간을 가지고 있다. 전에는 예배당으로 쓰였던 것들도 있다는데, 지금은 모두 자취없이 사라져 버렸다.
'Wat Sri Sawai'를 돌아 뒤쪽으로 난 길을 따라 걸으면 일군(一群)의 사원 모습이 보인다. 하지만 이 사원은 지명도가 거의 없는 조연이다. 주인공은 바로 그 사원의 동쪽에 자리한 연못과 'Wat Trapang Ngoen'...
이 곳은 유적 공원을 들어오기 전에 보았던 'Wat traphang Thong'과 대칭을 이루는 사원이라고 한다. 하지만 사원의 본래 모습은 어디에도 남아 있지 않고 오로지 토대만이 남겨져서 연못 속으로 아름다운 그림자를 그릴 뿐이다.
예전에 온전한 모습이었을 때는 얼마나 멋진 풍경이었을까...??
이 곳 'Wat Trapang Ngoen'과 그 북쪽에 자리한 'Wat Sra Sri'를 보고 있노라면..
그 옛날 이곳에 살었던 타이족들은 조경에 뛰어난 감각을 지녔던 사람들이란 감탄을 하게 한다. 사원과 연못을 조화롭게 배치해서, 보는 이들로 하여금 자연스럽게 경외감을 불러 일으키게 하니 말이다.
한번 상상해 보라...
시시각각 변하는 연못 속에 비추인 사원의 모습과 태양광선의 각도와 양에 따라서 다른 표정, 다른 느낌을 자아내는 불상들... 신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 아닐런지...
이렇게 말하는 사이에 'Wat Sra Sri'이 그냥 넘어 갈 뻔했다.
'Wat Sra Sri'는 두개의 부분으로 나뉜다. 하나는 큰 인공섬 또 하나는 작은 인공섬... (물론 크다는 건... 둘 사이에 비교다.)
큰 섬과 작은 섬은 동서로 늘어져 있고 그 사이엔 다리가 놓여져 있다.
그리고 지금은 열주들만 남아 있는 사원이 복사본처럼 크기를 달리해서는 두 섬에 세워져 있는 것이다. 이 곳의 가장 이상적인 전망 포인트는 바로 람캄팽왕의 기념비가 세워진 곳의 바로 앞... 연못 나룻터 있는 쪽이다. 거기서 보면 환상이다...
특히, 저녁 무렵엔... 남극의 일몰이 아름다운 건 말 할 나위도 없고...
여기까지 봤다면 유적 공원의 중앙부는 대부분 돌아 본 셈이다. 유적 공원을 일주하여 다시 입구 쪽으로 나오면 'Phor Khun Ramkhamhaeng Monument' 람캄팽왕의 기념비가 있는 곳이 보인다.
미련은 미련한 사람들이 갖는 거라는데... 그냥 돌아가기엔... 자꾸 뒤를 돌아보게 되는...
이렇게 뭉기적 뭉기적 되면서 떠나기를 아쉬워하고 있으려니 '람캄팽왕의 기념비' 뒤쪽으로 난 입구 너머로 기이한 건축물이 하나 눈에 들어온다.
그래 뭔지는 모르지만 한번 가서 보는 거다.
'San Ta Pha Daeng(Deity Shrine)'... 이 건축물의 이름인 듯... 안내문에는 이렇게 표시되어 있었다. 온통 'laterite'라는 돌로 만들어진 이 곳은 목이 높은 신발 모양새를 하고 있다. 어떤 용도로 사용되었던 것인지 알 수는 없지만 힌두 사원의 재물을 바치던 곳이었을런 지도 모를 정도로 음침한 분위기다. 이때 나타난 큼지막한 도마뱀 녀석... 휴`~ 놀랬다...
산만했지만 이렇게 해서 수코타이 유적 공원을 대충 둘러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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