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은 이미 서너차례 가 본 적이 있었다. 그리고 그때마다 방콕은 빠지지 않고 여정에 포함되어 있었다. 심지어 같은 Dusit(두싯) 지역에 있는 Vimanmek Palace(비만멕 궁전)도 갔었다. 하지만, Wat Benchamabopit을 가 볼 생각은 한 번도 해 본적이 없었다.
이곳이 왕실사원 중에 한 곳이고, 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원 중에 하나라는 것이 그 때의 나에겐 큰 어필이 되지 않았다.
게다가 당시엔 유명한 관광지 앞에서 증명사진(?)을 찍거나, 사진으로 담아오는 게 무의미하다고까지 생각했으니...
(지금은 좀 달라졌나?)
아무튼, 이번엔 아이들과 함께 움직이는 거라서... 대략적인 일정이라도 잡고자 어디를 둘러볼 지, 출발 전에 인터넷을 여기 저기 기웃거렸다.
그러던 중 내 눈을 끄는 몇 장의 사진들... 깔끔한 기둥과 벽면.... 그리고 이에 대비되는 멋스러운 곡선의 화려한 지붕
지오와 고운이가 본다면... 건물을 보는 것만으로도 좋은 영감을 얻어갈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그래... 그럼 여기...'
방콕에 도착한 다음날(2014년 8월 27일)...
당초의 계획은 숙소에서 가까운 차이나타운을 들러서 아침을 먹고 Wat Benchamabopit과 Wat Pho, Wat Arun 등을
둘러 본 후에 저녁에 이곳의 야경과 Wat Saket까지 보는 것이었다.
하지만, 계획대로 되는 일이 어디 그리 많은가...
차이나타운을 가기 위해 Meter Taxi를 탔는데... 기사 아저씨가 가는 길에 내가 Wat Benchamabopit을 이야기 하는 걸
들고는 운전 중에 개인적인 통화를 계속하면서 차이나타운을 지나쳐 이곳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래... 이왕 이렇게 되었으니...일단 가서, 그 근처에서 밥을 먹지...' 했는데...
그 근처엔 마땅히 먹을 만한 곳도 없었다.
결국, '아침 식사를 보장하라!'는 지오를 집사람이 달래서... 이번 여행의 첫 방문지를 들어 갔다. 머리 위에 해는 이미 한창 이었지만, 관람시간이 시작된지 얼마 안 된 탓인지 우린 차분한 분위기에서 사원을 구경할 수 있었다.
법당(Uposatha Hall) 안에는 입체 불상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은 아름다운 불상(Phra Buddhajinaraja)이 있다. 이 불상은 내겐 낯설지 않아 보였는데... 일전에 Phitsanulok(핏산눌룩)의 Wat Yai라는 사원에서 보았던 불상(Phra Buddha Chinnarat - 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불상으로 여겨짐)를 본따 만든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불상 아래에는 King Chulalongkorn의 유해가 모셔져 있다고 한다.
Wat Benchamabopit(http://en.wikipedia.org/wiki/Wat_Benchamabophit)은 King Chulalongkorn{출라롱콘왕-
'The King and I (왕과 나)'에서의 왕이 그의 아버지인 라마4세(King Mongkut)이고, 그는 당시 태자였다.}의 지시에 의해서
1899년에 건축되기 시작했는데, 그의 이복동생인 Prince Naris(나리스왕자-태국 전통 문화에 조회가 깊은 인물이었다고
함)에 의해서 설계되었고, 이태리 대리석으로 지어졌다고 한다.
법당을 ㄷ자 형태로 둘러싼 내부의 회랑으로는 다양한 시대와 국가의 불상들이 모셔져 있다.
회랑의 북쪽편으로 나 있는 문으로 나와서 좌측으로 다리를 건너면 종탑을 포함한 일군의 건물들을 볼 수 있다.
위에 청동(?)상은 사자의 모양을 한 것이라고 한다.
각 시대나 문화마다 사물을 접하고, 표현하는 방식은 서로 다른 가 보다.
태국의 전설에는 4마리의 순수 혈통의 사자가 등장한다고 하는데, 무식한 내 눈으로는 Tinna Sriha의 모습이 위 동상과 제일 가깝지 않나 싶다.
사원을 둘러보다보면...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서 이곳으로 건너온 종(Bell)을 발견할 수 있는데...
그가 한국의 근대사에서 차지하는 흑역사 등을 고려하면, 굳이 언급할 가치는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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