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쿵저러쿵

사랑으로 이룰 수 있는 일...

engbug 2018. 7. 23. 00:00

   예전에 어떤 동호회에 갔다가 거기 퀴즈란에서
   성냥개비로 하는 문제를 보게 되었습니다.

   성냥개비 6개를 가지고 삼각형 7개를 만드는 것이 문제였어요.
   ( 단, 성냥개비를 그 상태 그대로 사용해야 합니다.
     꺾거나, 부러뜨려서는 안 되요. )
   


   이 문제를 풀다가 문득 예전의 기억이 되살아 났습니다.
   성냥개비에 얽힌 이야기였죠....
  
   초등학교 때, 일이었는데.....
   우연히 어떤 아저씨로 부터 듣게 된 이야기입니다.


   +☆+*+☆+*+☆+*+☆+*+☆+*+ ☆+*+☆+*+☆+*+☆+*+☆+*+☆+*+☆+*+☆+*+☆+

  
    
   어린 딸과 함께 사는 한 가난한 남자가 있었답니다.
   남자는 비록 하루 벌어 하루 사는 어려운 생활이었지만
   그래도 귀여운 딸이 있어서 행복했답니다.
  
   그러던 어느날 그만 딸이 심한 병에 걸려서 갑작스럽게 병원에
   입원을 하게 되었습니다. 심각한 병이었고 빨리 수술을 하지 않으면
   아이는 생명을 잃을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처하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가난한 그에게는 사랑하는 어린 딸의 수술비를 마련할 길이
   없었습니다. 사방팔방으로 알아 볼 곳은 다 알아 봤지만 그럴만한
   여유가 있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 이렇게 내 딸 아이를 죽게 내 버려둘 수 밖에 없는 것인가...'
 
   그는 비탄에 잠겼습니다..  이렇게 가난이 비참해 본 적은 없었습니다.
  
   ' 이대로 내 아이를 죽게 할 순 없어..'
  
   그는 마침내 도둑질을 하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밤이 되기를 기다려 그는 얼굴을 천으로 가린 체, 부자로 소문난 어느
   집 담을 넘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일은 상상도 못했던 순박한 그는 그만 주인에게 발각되어
   붙들리고 말았습니다. 그는 부들부들 몸을 떨었습니다.
  
   주인도 그런 그를 이상하게 여겨 그에게 왜 이런 짓을 하게 되었냐고
   물었습니다.
   " 딸 아이가 지금 많이 아파요.. 수술을 해야 하는데 돈을 구할 길이
     없었습니다.. 흐흑~ "
  
   사정 이야기를 들은 주인은 그의 말을 듣고는 잠시 생각을 하다가
   한 가지 제안을 했습니다..
   " 난 자네를 도와줄 만한 충분한 재력을 가지고 있네.
     하지만 그냥 돈을 줄 수는 없는 일이지...
     나는 수수께끼 내는 걸 좋아한다네.... 그래서 말인데... 만약,
     내가 내는 문제를 자네가 풀 수 있다면 자네에게 딸의 수술비를
     주도록 하지.. 하지만 못 풀면 난 자네를 도와줄 수 없네.
     어디 한 번 해 볼텐가..?  "
      
   절망에 빠졌던 그에게는 한줄기 빛이 비추어 오는 듯 했습니다.
   " 예.. 그럼 제발 제게 기회를 주십시오..."
   " 좋아. 그럼  내가 문제를 주지...
     여기 탁자 위에 반을 접은 성냥개비 5개를, 접은 부분을 중심으로
     둥글게 놓았네...  이 성냥개비를 가지고 별을 만들어 보이면
     자네에게 조건없이 자네 딸의 병원비 일체를 주겠네..
     단, 자네는 이 성냥개비에 손을 대어서도 안 되고, 입으로 바람을
     일으켜서도 안 되네... 3시간의 여유를 줌세. "
    
  
   희망을 잡은 듯 했던 그에게 다시 절망이 오고야 말았습니다.
   ' 주인이 낸 문제를 어떻게 푼담.. 손을 대어서도 안 되고, 바람을
   불어서도 안 된다니 무슨 수로 가만 있는 저 성냥개비로 별 모양을
   만들 수 있단 말인가...? '

   그렇게 한 시간, 두 시간, 시간이 흘러 갔습니다.
   그는 미동도 없이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았다.
   오로지 자신의 딸을 살리려는 마음으로 무심한 성냥개비만을 바라보고
   있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그에겐  도저히 문제를 풀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그의 온 몸은 점점 불안과 절망으로 지치왔고 마치 열병을 앓는 사람마냥
   온 몸이 빨갛게 상기되어 떨고 있었습니다.
     
   어느덧, 약속했던 3시간이 거의 다 되어갔습니다.
   저쪽에서 예상했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주인이 다가 왔습니다.
  
   " 역시 자네도 이 문제를 풀지 못하고 있군... 이 문제를 푼 사람을 아직
     난 한번도 만나지 못했네.. 안 됐지만 어쩔 수 없겠군.."

   예정된 시간은 이제 얼마 남아 있지 않았습니다.
  
   5분 전.....
   그는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다만 아까보다 더 심하게 떨고 있을 뿐이었습니다.
   마치 꺼져가는 어린 딸의 생명처럼.....
  
   4분 전... 3분 전... 2분 전.... 1분 전... 30초 전.....
 
   그의 눈에는 죽어가는 어린 딸의 모습이 흐릿하게 번져가고 있었습니다.
   두 눈동자에는 어느새 고여 있던 뜨거운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습니다.
   마치 그의 두 눈이 샘이나 된 것처럼,
   그렇게 하염없이 눈물이 흘러 내리기 시작했던 것입니다.
   그가 응시하던 탁자 위의 성냥개비에도 그의 눈물이 떨어졌습니다.
  
  
   그런데 이게 어찌된 일일까요.....???  스르륵~~
   그의 눈물이 성냥개비 중심에 떨어져 내리자, 지금까지 미동도 않던
   그 성냥개비들이 마치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갑자기 움직이기 시작하는
   것이 아닙니까...

   하나 둘씩 접혔던 성냥개비은 눈물이 닿자, 무슨 기적이 일어난 것 처럼
   서서히 움직이더니 어느 새 하나의 모양을 만들어 가기 시작했던 것 입니다.

   ' 오~ 하느님... 이럴 수가..'

   그의 눈 앞에는 분명히 별 모양의 성냥개비가 놓여져 있었습니다.

   탁자 앞에 바로 앉아 있던 그로서도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 일이 벌어지고
   만 것입니다. 말로는 형언할 수 없는 벅찬 무엇이 그의 가슴 밑으로 부터
   올라오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이를 지켜보는 주인의 눈에도 놀라움의 빛이 역력했습니다.

   " 드디어 자네가 이 문제를 풀었군... 축하하네.. 하~하~하
     나도 자네와 같은 사람을 보게 되어 기쁘네...
     그 동안 내게 부탁하러 온 사람들이 여럿 있었지만, 아무도
     이 문제를 풀지는 못했었네...
     이것은 기적이 아니야, 딸을 사랑하는 자네의 마음이 이 문제를
     풀도록 한 것이네...  "
 
   이렇게 말하는 주인의 음성도 감동으로 격양되어 있었습니다.


    
   그 후의 이야기는 자세히 전해지지 않습니다.
   다만, 그 부자는 약속을 지켰고, 그의 어린 딸도 결국 완쾌가 되었다고 합니다.
   물론 세상에 둘도 없는 이쁘고 착한 딸이 되었고요.
   그 일이 있은 다음에 부자와 소녀의 아버지는 함께 일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

  
   내가 누군가를 위해 눈물을 흘려 본 지는 얼마나 되었는지...

   세상과 함께 나 자신도 이렇게 메말라 가는 건 아닌지..

   비가 내립니다...

   이 비가 우리의 마음도 촉촉히 적셔 줄 수 있었으면 .....


 

 

 

이 글을 '작은 이야기'라는 월간 잡지 2001년 3월 '독자마당'에 아래와 같은 내용으로 실린 바 있습니다.

 

당시엔 편집된 내용이 제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제가 원작자도 아니었기 때문에 별다른 이야기를 하지 않았던 기억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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