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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국민연금을 손대는 것이 먼저일까?

engbug 2018. 8. 11. 17:30

 

 

국민연금제도를 그대로 운영하다가는 정작 내가 수령할 때 쯤에는 고갈되거나, 실질적인 수령 가치가 내가 부담했던 가치보다도 못할 것이라는 우려는 진작부터 있어 왔다.

 

IMF를 즈음해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그 즈음에도 이와 같은 문제의식이 제기되어 왔고, 이에 대한 의구심은 시간이 지나면서 해소되기는 커녕 오히려 예상대로 흘러가고 있는 양상이다.

 

 

이유는 뻔하다.

 

산업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는 과정에서 베이비붐 세대들은 상대적으로 요즘 젊은이들이 겪는 것과 같은 취업난 없이 경제의 주역으로 살다가 이제는 은퇴시기를 맞이하고 있다. 물론 그들이 바로 요즘 젊은이들의 부모요, 조부모이다.

 

그리고 이들 기성세대은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고, 다른 세대에 비해 경제적인 여유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젊은 세대는 어떠한가? 기성세대가 주도한 이 사회가 만들어 놓은 부동산 광풍으로 인해서 자기가 받은 월급을 대략 10년 정도 1원 한푼 안쓰고 모아야 집 한칸 마련할 수 있을까 말까다.

 

게다가 유치원 때부터 시작되는 사교육비의 부담은 제 정신이라면 도저히 맘 놓고 아이를 낳아서 키우기 어려운 상황을 만들어 버렸다.

 

즉, 기성세대의 입장에서는 자신들이 피 땀 흘려서 한국 경제를 성장시켰고, 이 정도까지 기반을 다졌을 뿐 아니라 지금의 젊은 세대들에게 자신들이 겪었던 고생도 시키지 않고 고등교육까지 시켜줬다고 하겠지만...  젊은 세대의 입장에서 보면, 기성 세대들이 만들어 놓은 세상은 그들에겐 밝은 희망을 찾아 보기 힘든 '헬 조선'이 되고만 것이다.

 

 

여기서 아름다운 그림이 그려지려면....

 

사회적인 합의에 따라서 부동산 가격을 하향 안정 시키고, 사교육보다는 공교육이 강화되는... 누구나에게 기회가 균등하게 갈 수 있는 사회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그런데, 자기 손에 무엇이라도 들고 있는 사람들, 굳이 기득권까지는 아니라도,은 그들의 손에 들고 있는 것을 놓으려 하지 않는다. 적어도 자기 자식들에게라도 대물림을 해 주어서 기울어진 운동장의 유리한 쪽에서 경기를 해 나가기를 바라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점점 답이 없는 상황으로 되고 말 것이다.

 

과연 젊은 세대들이 저출산이나 주거와 사교육비 부담 등의 문제 해결이 선행되지 않는 구조에서 자신들에게 불리한 쪽으로 국민연금을 개선(?)한다고 하면 이를 환영하고... 기꺼이 받아들이려고 할까??

 

그들 입장에서 보면 오히려 더 가지고 있는 기성세대가 양보하는 것이 맞을 것 같기도 한데 말이다.

 

 

문재인정부의 입장에서 보면... 눈 앞에 빤히 보이는 이 문제를 손 놓고 있지 않고, 좀 더 문제가 커지기 전에 손을 쓰고자 하겠지만.... 오히려 이것이 악수가 되는 것은 아닐지 걱정스럽다. 지난 20여년을 돌아 보면... 보수에서 일으켜 놓은 문제를 진보에서 정권을 잡아 수습하는 형국이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칭찬은 커녕 욕만 얻어 먹는 결과였으니 말이다.

 

 

이번 문제도 궁극적으로 고령화와 저출산이라는 근본적인 부분을 먼저 해결하지 않은 상태에서 국민연금을 이런 방향으로 바꾸려 한다면 문재인정부를 지지하는 젊은 세대들의 기반마저 깎아 먹는 결과가 되는 것은 아닐지 걱정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