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여행 관련 상념

사우디아라비아의 거친 운전 문화와 차량 유지 관리에 관한 생각의 차이

engbug 2022. 9. 28. 01:45

코로나로 인해 2년 반 정도 해외 출장을 나오지 못하다가, 2022년이 되면서 출입국과 관련한 제한들이 완화되고, 이런저런 일들이 생기면서 1월 말에 2달 정도... 그리고 8월 초에 나와서 지금까지 두 달 정도 사우디아라비아에 머물고 있다.

무슬림 국가들 중에서도 보수적인 사우디아라비아는 종교적인 특징으로 인한 부분 외에도 여러모로 한국과의 다른 문화와 생활모습을 보여준다.

그중에서도 눈에 띄는 것은 바로 거친 운전 습관과 사고 후 수리를 하지 않고 타고 다니는 자동차들이다. 

 

처음 해당 차량을 봤을 때는 사고난 지 얼마 안 된 것으로 보였다.


참고로,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만 16세 이상부터 운전면허를 신청할 수 있는데, 실제로는 이보다 어린 나이부터 운전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어릴 적부터 안전하게 운전하는 습관이 몸에 익히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가 많은가 보다. 게다가 사우디의 인구 구성비율의 약 40%는 외국인이다 보니, 운전자들 중에는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들도 포함되어 있다. 

이들의 거친 운전 행태를 보여주는 사례로... 한 번은 1차선 좌회전 도로에서 우리 차량이 2차선에서 신호대기를 하는 사이에 좌회전과 직진 동시 신호가 들어오자, 3차선에 있는 차량이 좌측 깜빡이도 켜지 않고 슬슬 2차선으로 붙기 시작하더니, 이내 좌회전을 시전하고 만다. 

 

좀 더 자세히 보니, 후면 유리 부분쪽으로 뭔가 작업한 느낌이...


상황이 이러하다 보니, 접촉사고가 일어나는 일이 다반사인 것은 미루어 짐작이 가능하다. 그리고 그 결과물은 도로 위를 달리는 차량들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 우리나라에서처럼 수리를 잘하지 않는 것 같다. 여러 형태로 구겨지고, 부서진 차량들이 남들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도로를 활보한다. 

이들이 우리나라 사람들처럼 차량의 외관에 크게 신경쓰지 않는구나라고 생각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수긍이 가지 않는 부분도 있었는데... 

위의 차량을 보고 나서 생각이 좀 바뀌었다. 문화와 사람에 따라 '수리'라는 개념도 다를 수 있겠구나 하는 쪽으로 생각이 미친 것이다.

 

자세히 보면, 나름 한 땀 한 땀 후면 유리를 대체하는 조치를 취함


저 차량을 처음 보았을 때는 최근에 후면 충돌 사고가 있었나 보다 싶었다.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보니 후면 유리에 해당하는 부분에 나름 수리를 한 흔적이 보였다. 차량의 뒷부분이 상당 부분 손상이 되었지만, 차량을 운행하는 데에는 지장이 없는 상황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래바람, 외부 침입 등은 차단해야 할 필요가 있으니... 임시방편 정도로 나름의 수리를 한 것이다. 

해당 차량 차주의 판단과 노고에 제3자인 내가 주제넘게 무슨 평가를 할 수 있겠는가?

오히려 이번 기회에 그 동안 주변에 대해서 불필요하게 지나친 관심을 가지고, 나의 주관으로 사람들과 상황을 바라보려 했던 나 스스로를 반성(?) 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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