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해외여행이 보편화되어 있고, 특히나 사업 또는 생활 여건 때문에 여행을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보니... 우리나라를 벗어나 다른 여러 나라를 가는 경우가 많다.
2018/02/27 - [해외여행/여행일정,여행준비] - 발자국 뒤돌아 보기... 그리고 Bucket List
나 역시도, 그리 많지는 않지만... 여행이나 출장 등을 이유로 우리나라를 벗어난 몇 차례의 경험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예전에 사천성의 어느 지방을 담은 사진을 본 후로.... 우리나라에서는 접할 수 없는 그 광활하고... 어찌 보면 암담해 보이기까지 하는 대자연을 마주하면 어떤 생각이 들까 하는 궁금증을 가지게 되었다.
지금까지 해당 지역을 지나는 경우에는 공교롭게도 대부분 야간 비행을 통해 지나 갔었다. 아주 오래전에 유럽을 갔을 때도 홍콩을 경유한 야간 비행이었고... 그 후에 사우디아라비아를 포함해 중동 지역으로 출장을 가거나... 에티오피아를 갔을 때도... 늘, 갈 때나 올 때 모두 야간 비행이었던 것 같다.
그러다가, 최근에 중동으로 가는 대한항공편이 오후 출발로 바뀌면서.... 돌아오는 항공편이 한국시간으로 오후 12시 내외가 되게 되었다.
따라서, 대한항공을 이용하는 경우에 우리보다 시차가 늦은 중동지역에서 한국으로 오게 되면.... 비행기 밖의 세상은 계속 낮이 이어진다는 것이다. 그러니, 이제는 구름이 많은 날씨가 아니라면 창문을 통해 하늘 아래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처음엔 뭐 특별한 게 있나 싶었는데.... 위의 첫번째 사진부터 해서... 아래로 이어지는 광경을 보면서... 나는 예전에 보았던 중국 사천성 어느 곳의 사진을 다시 떠올리게 되었다.
그나마 강이 흐르고, 초록으로 뒤덮힌 평야는, 우리와는 조금 사는 방식은 다르겠지만, 그래도 사람들이 사는데 크게 불편함은 없겠다 생각이 드는데... 히말라야 산맥과 그 인근의 중앙아시아(티베트, 신장 위구르 지역을 어디에서는 중앙아시아로 포함하기도 하고, 또 어디에서는 그렇지 않기도 함) 지역은 내게 여러 가지 생각이 들게 했다.
현재의 나와... 과거의 그들과는 여러가지 차이가 있다. 우선 나는 높은 고도에서 상당히 넓은 구역을 한눈에 보고 있으니, 눈 앞에 갑자기 나타난 산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 그들보다 많이 알 수 있다.
따라서, 옛날의 그들이 품었을 지도 모르는 헛된 희망(며칠이면 이 산맥을 넘을 수 있겠지...)이나, 안타까운 좌절(조금만 더 노력하면 산 너머에 다다를 수도 있는데... 포기하는 경우)을 피할 수 있다.
그리고, 이유야 어찌되었거나... 그들은 주어진 자연환경에 적응하며 살아가야 했겠지만... 나는 머릿속에서만 그들의 생각과 삶을 탐색하는 단계에 지나지 않으니... 감당해야 할 스트레스가 다르다.
저 아래가... 불모지(不毛地)가 아니라면... 분명 누군가가 살았을 것이고, 현재에도 살아가고 있을 터인데...
그렇다면, 과연 그들은 어떤 생각을 하며... 하루를 견디고, 또 다른 하루를 꿈꾸며 살았을까?? 또 살고 있을까??
내 기억이 정확한지 모르겠지만... 예전에 중국이 토번(티베트의 고대왕국)을 두려워했다고 하는데... 그들은 숫적으로는 열세임에 분명하지만, 워낙 용맹하고 포악(?)해서 중국의 병사들이 당해 내지를 못했다고 한다.
당시 토번의 전략 전술 중에 하나는 앞서 공격을 보낸 부대가 전멸하기 전에는 후속 부대가 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즉, 싸우면 이기거나 죽는 방법 밖엔 없는 극단적인 조건이니.... 요즘처럼 정규군이 잘 훈련되어 있지 않았던 그 옛날의 상황을 감안한다면.... 죽기 살기로 덤비는 적을 상대하기가 어려울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와 같은 그들의 전쟁 방식은... 그들에게 주어진 자연환경과 생존 조건이 그 만큼 절박했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하는 쪽으로 나의 생각이 움직였다.
경우에 따라서는 오늘 저 산을 넘지 못하면, 밤새 추위에 떨다가 죽음을 맞이할 수 밖에 없을 수도 있고... 며칠 내로 식량이나 물을 구하지 못하면 생과 사의 기로에 서야 하는 그런 도전과 응전이 끊이지 않는 삶은 아니었을까???
그들은 어떤 하루를 보내고... 또 어떤 희망을 품으며 살았을까??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이번처럼 멀리 하늘 위에서 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가까이 다가가 그들의 일상을 보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유투브를 보다가 파키스탄의 훈자(Hunza)를 소개하는 EBS 세계테마기행을 접하게 되었다.
내가 하늘 위에서 궁금했던 지상의 풍경과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생활 모습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는 영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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