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에티오피아 6

에티오피아에서 보낸 편지

사랑하는 우리 지오야, 고운아... 오늘은 아빠가 에티오피아에 와서 처음으로 시간적인 여유를 가지고 쉰 일요일이었다. 아침에 출근길에 저만치 보이는 사원 하나가 근사해 보여서, 나중에 시간이 되면 한 번 가 봐야지 하기를 3개월이 다 되어 갔는데... 오늘 아침밥을 먹고, 드디어 길을 나섰다.  너희도 사진으로나마, 아빠와 함께 가 볼래 ?   아빠의 숙소는 에티오피아의 수도인 아디스 아바바(Addis Ababa) 중에서도 '고로(Goro)'라는 곳에 있단다.위의 사진들은 이곳에 있는 고로초등학교인데, 우연히 낮에 이곳을 지나다 보면... 우리 지오와 고운이 또래 아이들이 보여서, 그때마다 아빠는 너희들을 떠올리곤 한단다. 저녁에는 어른들이 이 학교를 이용하는데, 배움의 기회를 얻지 못한 사람들이 야학을..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 - Goro 지역에서 보냈던 시간들... 4편

아디스 아바바(Addis Ababa)의 고로(Goro) 지역에서 머물렀던 나의 이야기도 이제 마무리를 할 때가 온 것 같다. 처음에 사진과 글을 정리해서 올리려고 생각했을 때.... 어떤 내용을 담을까 하고 간단하게 메모를 해 두었는데... 그중에 일부는 적절하지 않은 것도 있는 것 같고 해서, 그런 부분들은 생략하고자 한다. 에티오피아 정교 교회를 방문했던 이야기는 앞서서 했었는데, 그 날 그곳 다음으로 숙소 근처에 있는 이슬람사원을 방문했던 내용은 언급을 하지 않은 것 같아서 여기에 정리해 보려 한다.  중동지역의 이슬람은 다른 국가들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좀 더 조심스럽다. 2014년 말에서 2015년 초였던 당시에는 이슬람국가(Islamic State)의 활동도 활발한 시기였고, 세계 여러 나라에서..

에티오피아, 아디스 아바바 - Yod Abyssinia Cultural Restaurant 공연 모습

에티오피아서에서는 일 빼고는 따로 무언 가를 해 본 기억이 없다.  그도 그럴 것이 쉰 날이 거의 없었고... 그래서 하루를 거의 온전히 쉰 날, 갔던 곳이 인근에 있던 에티오피아 정교의 교회였다.  2015/03/28 - [해외여행,출장/에티오피아] - 에티오피아에서 보낸 편지  아무튼, 절대적인 휴식 시간이 부족했던 탓에 어쩌다가 외부에 나가 저녁 식사를 하는 것도 부담스러웠던 시기였는데, 그 시간에 평소 부족한 잠이라도 좀 더 자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던 까닭이었다. 사람마다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은 다르지만, 나의 경우는 음주가무가 고된 일상을 덜어 내는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어찌보면, 내가 정적인 성향이 강한 사람인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에티오피아에 간 지 한 달쯤 되었을 때, 에티오피아 전..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 - Goro 지역에서 보냈던 시간들... 3편

내가 에티오피아에 머물렀던 시간이 그리 오래는 아니었기 때문에, 문화가 어떠니 사람들이 어떠니 하는 것은 주제넘은 짓일 것이다. 그래도 내가 느꼈던 소감을 감히 꺼내 놓자면...  우선 에티오피아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정이 많다. 힘들 때마다 함께 해 준 동료들, 물론 그 중에는 간혹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긴 하지만, 마주칠 때 마다 따뜻한 미소로 지친 일상에 작은 위안이 되어 주었던 일들이 생생하다. 그리고, 이들은 자존심이 무척 세다. 그래서 인지 강압적으로 명령하거나 강요를 해서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없다.충분히 대화를 하고 합리적인 이유와 근거를 가지고 설득을 해야 한다. 처음에는 우리를 적대시(?) 했던 에티오피아 사람들 중에서 여러 차례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전후사정을 설명하자, 나중에는 우리..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 - Goro 지역에서 보냈던 시간들... 2편

서울에도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사람들의 경제 생활 수준이 극도로 갈리는 지역들이 있는데... 아디스아바바의 Goro 역시 그와 같은 모습을 담고 있다. 메인 도로를 사이에 두고 Bole Airport가 있는 방향인 남서쪽의 마을은 빈민촌을 이루고 있고, 반대편인 북동쪽은 중산층 이상이나 3~4층의 빌라를 외국인들에게 임대하여 소득을 올리는 임대사업자들의 집이 있다.    (참고로, 빈민촌과 관련해서는 아래 글에서 이미 언급한 바 있다.) 2015/03/28 - [해외여행,출장/에티오피아] - 에티오피아에서 보낸 편지  원숭이도 상대적인 불평등에 불만을 드러낸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하는데...하물며 사람은... 특히나 감수성이 예민한 연령대의 청소년들은 얼마나 상실감과 좌절을 느낄 지... 안타까운 마..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 - Goro 지역에서 보냈던 시간들... 1편

운명이 우리를 어디로 데려갈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살면서 에티오피아를 가 볼 일이나 기회가 있을까?  지금도 에티오피아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별로 없지만, 당시에는 기껏 해봐야 전설적인 맨발의 마라토너 아베베(Abebe) 정도가 고작이었다. 그리고, 한국전쟁에 참전했었다는 정도의 얕은 상식... 아베베에 관한 위키 :https://ko.wikipedia.org/wiki/%EC%95%84%EB%B2%A0%EB%B2%A0_%EB%B9%84%ED%82%AC%EB%9D%BC  그런데, 인연이란 것이 묘해서... 어느 순간 나를 그곳과 연결해 주었다.  아디스아바바... 그 중에서 가장 오랜 시간 머물렀던 '고로(Goro)' 지역은 나에게는 어릴 적 기억과 묘한 감정들을 불러일으킨 곳이었다. 흔하게 보이는 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