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 선 글에서 몇 차례 언급한 것 같지만, 사우디아라비아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관광이란 것이 없다. 그러다 보니 몇 차례 출장으로 현지를 방문하긴 했지만, 다른 나라에서와 같은 명소나 이벤트를 소개할 만한 것이 딱히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방인의 관심과 눈길을 끄는 요소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내가 관심을 가지고 보는 것 중에 하나는 우리나라에서는 거의 없는 이슬람 사원인 모스크였다.
사우디아라비아에 관한 오해
본론에 들어가기에 앞서서 내가 접했던 사람들 중에서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하여 오해를 하고 있는 경우에 대하여 잠깐 이야기해 보고 싶다.
이 정도는 애교 수준일 수 있는데... 사우디아라비아로 일반적인 관광을 가는 이야기를 하는 경우다. 물론, 최근에는 사우디아라비아도 여러 가지 변화가 있고(여성의 사회 진출, 여성 운전 허용, 극장 허용 등), VISION 2030을 통해서 홍해 인근에 관광을 활성화시키려는 계획이 논의되고는 있지만... 수니파의 종주국으로서 이슬람 국가들 중에 가장 보수적인 사우디아라비아에서의 일반 관광은 아직 시기상조다. 물론 차량을 렌트해서 개인적으로 사막이나 자연경관을 보겠다면 가능할지 모르지만, 그건 좀 더 자유롭게 할 수 있는 다른 나라들도 많은데 굳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할 필요가 있을까 의문이다.
이번 내용은 좀 심각한 경우다. 일부 개신교를 믿는 분들 중에서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선교활동을 하겠다고 이야기하는 경우가 그런데...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다른 어떤 종교의 선교도 허용되지 않는다. 그러한 행위를 하다가 발각된다면, 구속이 되었다가 추방이 될 것이고... 비자 발급 시에 스폰서가 되어준 단체나 사람도 곤란해질 수 있다. 세상에 그런 곳이 어딨냐고 한다면... "세상에 문지방이 없는 문이 어딨어"하면서 남대문을 안 가 본 사람들이 직접 남대문을 보고 온 사람을 바보로 만드는 꼴이다. 때론 우리가 알고 경험한 세상이 전부가 아닌 경우가 많다는 점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슬람 사원 - 모스크(Mosque)에 관한 이야기
그럼,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 보자. 모스크 하면 머리에 떠오르는 이미지는 둥글고 커다란 모양의 돔(Dome) 지붕, 그리고 그 주변에 뾰족하게 하늘로 솟은 첨탑(Minaret)일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이미지 역시 잘못된 선입견일 수 있다.
이 포스트에 포함되어 있는 모스크의 사진들은 모두 사우디아라비아 동부지역에 있는 담맘(Dammam)이라는 도시에 있는 사원들인데, 이들 몇 개의 사원들만 비교해 봐도 그 규모와 건축 양식이 다양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기본적인 이해를 가지고서 일반적인 모스크의 모습을 알아보자.
나 역시 이슬람에 대해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모스크의 모습을 설명하면서, 각각의 구조물이 가지는 종교적인 중요성보다는 임의적인 순서에 따라서 이야기해 나가고자 한다.
BBC의 iWonder - Inside the Mosque: What do you need to know?
http://www.bbc.co.uk/guides/z297hv4#zwk2p39
모스크 모형의 이미지를 통하여 각 구조물의 위치와 세부적인 내용을 설명해 주고 있어서, 무슬림이 아닌 사람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되어 있는 사이트다.
첨탑(Minaret)
일반적으로 모스크에서 가장 높은 구조물로써 멀리서도 첨탑을 보고서 이곳에 무슬림들이 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고, 하루 5번 있는 '살라(Salah)'라는 기도 시간을 알리는 역할을 한다. 아랍어로는 'Manarah'라고 해서 '등대(lighthouse)'라는 의미를 가진다고 한다. 1,400여 년 전부터 이 첨탑의 꼭대기에 사람('muezzin'이라는 모스크의 관계자)이 올라가 하루 5번의 기도 시간 전에 무슬림들에게 기도를 하라고 알렸다고 한다. 이제는 대부분의 모스크들이 방송장비를 구비하고 있어서, 스피커를 통해 안내가 되고 있다. 참고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모스크의 첨탑은 모로코(Morocco) 카사블랑카에 있는 Hassan II Mosque에 있다고 하는데, 높이가 210미터에 달한다.
어떤 이들은 첨탑이 많을수록 더 권위가 높은 모스크라고도 하는데, 그런 이야기의 근거는 없다. 다만, 나도 궁금해서 검색해 본 Answer라는 사이트에 올라온 답변에 따르면, 첨탑이 1개인 경우는 개인 기부자에 의해 지어진 모스크, 2개인 경우는 지역사회에서 지어진 경우, 4개는 술탄(Sultan)에 의해 지어진 경우, 6개는 터어키 이스탄불의 블루 모스크(Blue Mosque), 7개는 메카(Mecca)의 모스크를 의미한다고 한다. 하지만, 그렇게 신뢰할 만한 정보인지는 검증되지 않았다.
첨탑의 숫자가 의미하는 것에 대한 답변 :
https://www.answers.com/Q/What_does_the_number_of_minarets_represent
돔(Dome)
'Qubba'라고도 불리는 둥근 모양의 천장으로 하늘과 창공(the vault of heaven)을 상징한다. 초기에는 첨탑 옆으로 해서 지붕의 일부로 작게 만들었는데, 시간이 지남에 따라서 점점 크게 만들어졌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기도실(Prayer Hall)을 덮고 있다. 돔의 내부는 기하학적 무늬와 패턴으로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다.
미랍(Mihrab)
Mihrab은 모스크의 벽에 있는 반원형의 틈새(semicircular niche)로서 이슬람의 성지인 메카(Mecca)의 방향을 가리킨다. 말이 틈새지 틈새라고 하기엔 상당히 크다. 보통은 모양새가 문의 형태를 띠고 있긴 한데, 벽이기 때문에 막혀 있다. 메카는 예언자인 모하메드(Muhammad)가 태어난 곳이자, 이슬람에서 최고로 신성시하는 모스크인 Masjid Al-Haram이 있는 사우디아라비아 서부의 도시이다. 무슬림은 메카의 방향(메카를 가리키는 방향을 'Qubla'라고 하며, 호텔 방에도 이 표시가 되어 있는 걸 볼 수 있다.)을 향하여 기도를 한다.
민바(Minbar)
Mihrab 옆에는 Minbar라고 하는 연단(Platform)이 마련되어 있는데, 이곳은 무슬림 종교 지도자인 이맘(Imam)이 설교를 하는 곳이다.
아쉽게도 무슬림이 아닌 나는 모스크 내부로 들어갈 볼 수 있는 기회가 없어서 Mihrab과 Minbar의 사진을 담지 못했다. 물론 현지인을 통해서 부탁할 수 있지만, 그런 번거로움을 주고 싶지는 않았다.
기도실(Prayer Hall / Prayer Rugs)
기도실은 'musallah'라고 하는데, 넓고 개방된 공간이다. 이곳에서 사람들은 바닥에 앉는다. 기도실은 양탄자 또는 카펫이 깔려 있다. 전통적인 기도용 양탄자나 카펫은 한쪽 끝이 아치(arch) 모양으로 되어 있는데, 이는 Mihrab을 나타내며 기도하는 동안에 메카의 방향으로 향해져 있어야 한다.
모스크는 해당 도시 또는 지역사회의 남성 전체를 수용할 수 있는 크기로 설계된다고 한다. 여성의 경우에는 모스크에서 기도할 의무는 없으며, 모스크에서 기도를 한다고 하더라도 남자와 분리된 공간에서 하게 된다.
세정 장소(Ablutions area)
무슬림은 기도를 하기 전에 '우드(Wudu)'라는 세정 의식을 행한다. 세정은 물로 손, 입, 콧구멍(nostrils), 팔, 머리 그리고 다리의 순으로 한다.
규모가 큰 모스크에는 별도의 세정 장소가 있지만, 규모가 작은 모스크의 경우에는 화장실을 세정 공간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이슬람교와 초승달의 관계
이슬람교는 역사적으로 어떠한 상징(Symbol)도 가지고 있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보는 대부분의 모스크에서 초승달 모양이 돔과 첨탑에 장식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나도 이 부분이 궁금해서 관련 내용을 찾아보다 보니, 아래와 같은 내용들을 알게 되었다.
초기 이슬람 군대나 대상들은 대부분 검은색, 녹색 또는 흰색의 단색 깃발들을 사용했고, 그 후에도 아무 모양이나 글씨, 기호를 넣지 않은 단색 깃발을 계속 사용했단다. 그러다가, 오스만 제국(The Ottoman Empire) 시대에 초승달과 별이 무슬림 세계와 연관이 되게 되는데, 1453년에 투르크족이 콘스탄티노플(현재의 이스탄불)을 점령하면서 기존에 있던 깃발과 상징을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전설에 따르면, 오스만 제국을 세운 오스만(Osman)이 하루는 꿈을 꾸었는데 초승달이 땅의 한쪽 끝에서 반대편 끝까지 펼쳐지는 꿈이었단다. 이를 좋은 징조로 여긴 그는 초승달을 그의 제국의 상징으로 삼았다는 것이다.
이슬람과 초승달의 관계에 관한 내용을 다룬 사이트
https://www.irfi.org/articles/articles_451_500/crescent_moon.htm
이제부터는 몇 장의 모스크 사진을 올리고, 필요한 경우에 간단하게 메모를 하는 정도로 마무리를 하고자 한다. 그동안 모스크에 대한 내용을 정리하고자 했는데... 역시나 게으른 탓에 미루다가 이제야 마무리를 하게 되었다. 밀린 숙제를 한 기분이라서 속이 후련하다.
위의 사진과 밑에 사진에서 각각 초승달 모양의 장식을 확인할 수 있다.
모스크의 각 부분을 사진과 함께 설명해 주는 사이트 :
https://www.learnreligions.com/parts-of-a-mosque-2004464
모스크 건축에 대하여 좀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참고가 될만한 사이트 :
모스크 방문 시의 에티켓에 관하여 소개하는 자료 :
https://www.heacademy.ac.uk/system/files/ettiquette_mosque-2.pdf
Mohammadia Mosque는 규모가 상당히 작은 모스크인데, 사진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돔(Dome)이 보이지 않는다.
Rayyan Masjid는 그렇게 규모가 큰 편이 아닌데, 그래도 사원의 크기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작은 돔을 가지고 있고, 반면에 첨탑은 비록 한 개이긴 하지만 꽤 커 보인다.
Ameer Muhammad bin Fahd Masjid는 돔의 모양이 상당히 독특하다. 위의 사진에서 보이는 모스크들은 모두 담맘 지역에 있다.
[추가] 2020년 11월 22일
Youtube를 보다가 우연히 담맘을 관광한 외국인이 올린 동영상을 보게 되었는데, King Fahd Masjid의 내부를 담은 부분이 포함되어 있어서 올려 본다. 그는 모스크 내부를 촬영할 수 있겠냐고 물었고 그래도 된다고 해서 들어가 찍다가 다른 사람이 와서 무슬림이 아닌 사람이 들어올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오게 된다. 어쨌든 그 사이에 모스크 내부를 10초가량 촬영한 영상은 건졌다. 그의 촬영을 제지한 사람은 정중하게 이야기했다고 하는데, 이와 같은 행위(모스크, 관공서 등의 내부를 촬영하거나, 사람을 촬영하는 행위)는 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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