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맘은 올해만 벌써 세 번째다.
해산물 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이 식당(Al Sayyad Al Bahri Seafood)도 3번째인데, 사우디인 직원 중에 생선요리를 좋아하는 사람이 이 곳의 단골이다 보니 올 때마다 이 식당은 꼭 들리는 필수 코스가 되어 버렸다.
식당은 최근에 도색을 다시 했나 보다. 지난 3개월전보다 깔끔해 보인다. 외부의 모습은 중동지역의 전통 건축 모양새를 하고 있다.
담맘은 바다에 접한 항구도시라서 예전부터 신선한 해산물을 쉽게 구할 수 있었다고 한다.
식당을 들어서면 바로 우측으로 생선들이 얼음에 재어져 있다.
우리나라와는 달리, 사계절 더운 사우디에서는 활어를 넣어두는 수족관이 있는 생선요리 전문점을 볼 수 없다.
어릴 적 심한 편식을 했던 나에게는 내가 누릴 수 있는 몇 가지 선호하는 반찬 외에는 식사가 그리 즐거운 일은 아니었기에 음식에 대한 관심이 없었고, 이는 어른이 되어서도 마찬가지였다. 다행히 극단적인 편식이 없어진 후에는 그저 주는 대로 먹는 것이 가장 편할 뿐이다.
그래서 눈 앞에 보이는 생선도... 얼음은 얼음이요, 생선은 생선일 뿐이다.
이곳 식당은 햇볕이 잘 드는 편인데, 내부의 벽이나 가구 등이 밝고 화려한 색으로 칠해져 있다.
벽에 걸린 둥근 모양의 멍석처럼 보이는 것은, 사우디 직원의 설명에 따르면, 예전에는 현지에서 집집마다 사용하던 식사용 바닥 '보(褓)'다. 의자 생활을 하지 않았던 현지인들은 식구 수에 따라서 바닥에 저런 '보'를 깔고, 그 위에 커다란 쟁반에 먹을 음식을 담아서 가족들이 둥글게 모여 앉아 식사를 했다고 한다.
주문은 태블렛 메뉴판에서 선택을 한다.
이곳에 올 때마다 먹는 메뉴도 거의 일정한 편인데, 매콤 달콤하게 양념을 한 새우와 생선구이가 그것이다(양념을 해서 익힌 새우는 '다이너마이트'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그 이유는 남자에게 밤에 좋단다... 무엇이 어떻게 좋은 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주문한 음식이 차례대로 나오는데, 제일 먼저 게수프가 나온다. 내가 귀찮아하는 것 중에 하나가 껍질이나 가시를 발려 먹는 것인데, 저 정도 크기의 게는 투입하는 노동력 대비 내가 얻을 수 있는 기쁨이 적은 탓에 나는 주문을 사양했다.
이 수프는 이곳이 단골인 사우디 직원에게는 빼 놓을 수 없는 메뉴인데... 내가 간장게장에 대해서 설명을 하니, 전혀 감이 없다. 하긴 이 곳 사람들은 생선을 날 것이나 회로 먹지 않으니 간장게장의 신세계를 접할 기회가 없었을 것이다.
위의 사진에서 보면, 식탁과 유리 사이에 끼워진 격자 모양의 물체를 볼 수 있는데, 그것이 위에서 언급한 바 있는 바로 그 '보'이다.
곧이어, 새우요리와 야채가 나왔다. 그리고 석류 한 종지도 서비스로 나왔다. 나는 소위 '걸레빵'이라고 불리는 쿠브즈에 이렇게 야채와 석류를 함께 곁들여 먹는 걸 좋아한다. 석류의 새콤달콤한 맛이 어찌 보면 밋밋할 수 있는 쿠브즈와 야채의 조합에 어린이 입맛을 돋워 주기 때문이다.
이 식당에서는 바로 구운 쿠브즈를 제공한다. 그래서 다른 곳의 쿠브즈보다 훨씬 맛이 좋다.
어떤 식당에서는 비닐 봉투에 담아서 대량으로 파는 쿠브즈를 그냥 데우기만 해서 제공하는 곳도 있는데, 그건 정말 걸레빵이라는 말을 실감 나게 한다.
드디어, 메인 요리인 생선구이가 나왔다. 올 때마다 먹는 녀석인데, 아직 통성명을 하지 못했다. 그나마 이번에는 사진으로 담아 두었으니, 나중에 사우디 직원 없이 혼자 오더라도 사진을 보여주면 주문 실수를 하는 일은 없겠다.
생선과 함께 먹는 밥은 보통은 샤프란을 넣은 노란색이었는데, 이번에는 갈색을 띄고 있다.
트레블어드바이저 사이트에 이 식당에 대한 내용이 있길래, 아래에 링크를 걸어 둔다. 다만, 가격대가 13,000 ~ 32,000원 정도로 표시되어 있는데, 단품을 기준으로 했을 것으로 보이고... 위의 사진에서 나오는 정도로 먹으려면 1인당 5만원 내외이다.
담맘에 갈 기회가 있고, 해산물 요리를 좋아한다면 가 볼만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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