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중동(Middle East)지역 뉴스

쿠웨이트, 빨래 널기 금지령...

engbug 2018. 4. 13. 22:40

쿠웨이트와는 별로 좋게 진행된 것이 없는데... 그래도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보는 이유는...

거기에서도 좋은 분을 만났던 추억이 있고, 한번은 갔던 곳이라 눈길이 가기도 하고...

게다가 쿠웨이트 주재 한국대사관에서 어느 분이 그렇게 성실하신지는 모르겠는데, 휴일이 아닌 날이면 영문 뉴스 자료를 늘 업데이트 해 주고 계셔서 쿠웨이트 뿐 아니라 중동 소식을 그걸 보며 참고하고 있다.

 

뉴스를 보다가 흥미로운 내용이 있길래 간단하게 정리를 해 본다.

해당 기사의 내용은 다름이 아니라, 아파트 등 공동 주택에서 사는 주민들이 발코니(우리가 흔히 말하는 베란다)나 외부에 빨래를 널어서 건조할 경우에 KD(Kuwait Dinar :  요즘 환율로 1KD는 약 3,500 ~ 3,600원임) 100 ~ 300 상당의 벌금을 부과하겠다는 것이었다. 빨래를 밖에 널어 말린다고 한화로 약 3만 5천원에서 10만원 상당의 벌금이라니...

그리고, 기사 말미에는 바레인도 이런 규정을 적용하고 있다는 언급이 있다.

 

http://gulfnews.com/news/gulf/kuwait/kuwait-to-impose-hefty-fines-for-laundry-on-balconies-1.2202188 

 

하지만, 중동 지역에 대해서 좀 더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런 생각도 하게 될 것이다.


[사진은 카타르 도하의 주택가의 모습이다.]

 

첫째, 중동 지역은 대부분 주택들이 2~3층 내외의 높이로 된 단독 주택의 형태를 취하고 있다.

따라서, 아파트와 같은 공동주택에 사는 사람들은 많지 않으며, 이슬람 문화의 특성상 다른 사람들과 같은 건물에 함께 어울려 사는 것이 쉽지 않다.

 

둘째, 무슬림들은 자신들의 사는 모습을 외부에 노출하는 것을 꺼린다.

그래서, 단독주택들은 담장 높이가 보통 3~4미터 이상이 되어서, 안에서는 밖을... 밖에서는 안을 볼 수 없는 구조로 되어 있다.

즉, 집안에서 일어나는 일을 밖에서는 볼 수 없는 것이다(물론 요즘은 문을 창살처럼 만들어서 안이 일부 보이는 경우도 종종 있다).

 

그렇다면... 이와 같이 빨래 널기로 벌금을 부과받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쿠웨이트에서 생활하는 외국인(Expat)일 가능성이 높다.

요즘 중동 지역에서는 장기적인 원유가 하락으로 인한 재정적자를 만회하기 위해서 부가가치세 시행(2018년 1월부터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에서 시행되고 있음, 그 이전에는 부가가치세가 없었음), 외국인세(Expat Levy) 등을 통해 세수를 늘리고 있다.

그리고, 최근에 쿠웨이트 의회에서는 외국인들이 해외 송금을 할 때 수수료를 부과하는 법안이 통과되었는데, 내각에서 거부되기도 하였다.

 

아무튼, 나도 처음에 이 기사를 읽었을 때는 도시의 미관을 해치고, 보는 이들을 불편하고 민망하게 한다고 해서 벌금을 부과한다는 것이 너무한 처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었다. 그리고 예전에 이탈리아를 여행하면서 우리나라처럼 빨래줄에 널려 있는 빨래가 바람에 나부끼는 모습을 보며 친근함을 느꼈던 기억도 떠올랐다.

하지만, 좀 더 생각해 보니... 도시 미관을 헤친다는 것도 이유일 수 있겠지만, 결국 대부분의 외국인들만 살기 더 불편해 지겠구나 하는 생각에 이르렀다.

 

 
위 사진은 쿠웨이트와는 전혀 상관없는 홍콩 Harbour Grand Kowloon (九龍海逸君綽酒店)의 인근 아파트 모습이다. 자세히 보면 빨래를 널어 놓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만약 발견하지 못했다면...  이제부터라도 착하게 사시라!!

추가로 알아본 바로는 길에서 껌도 씹지 못하는 싱가포르에서도 빨래를 너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한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