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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담은 사진, 튤립(Tulip), 울금향(鬱金香)

engbug 2021. 5. 9. 13:31

화창한 날이라서 노란 튤립이 더 밝게 보인다.

튤립은 유럽과 중앙아시아가 원산지인 백합과의 여러해살이 알뿌리 식물{구근초(球根草)}이다. 나에게는 어릴 적엔 네덜란드를 상징하는 두 가지(풍차와 튤립) 중 하나였는데, 좀 더 커서 튤립을 직접 보게 되었을 때는 향이 너무 좋아서 그 매력이 빠졌던 기억이 있다.

 

튤립은 우리나라에서는 4월과 5월에 걸쳐 꽃이 핀다. 튤립은 사랑과 행복을 상징하는데, 이 꽃과 관련해서 전해지는 페르시아의 전설이 있는데... 이를 다루는 웹사이트들 마다 다른 이야기를 기술되어 있다. 그중 몇 가지를 정리해 보려 한다.

 

첫 번째 이야기...

 

페르시아에 파하드(Farhad)라는 술탄(Sultan, 이슬람 국가의 왕이라고 이해하면 쉽겠다.)이 있었다. 그는 시린(Shirin)이라는 여인을 몹시 사랑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가 죽었다는 거짓 소식이 그에게 전해진다. 정신이 나가 파하드는 곧바로 절벽으로 말을 달렸고... 그녀가 없는 삶을 감당할 수 없었던 그는 곧바로 절벽 아래로 몸을 던진다. 

 

그가 떨어진 곳에는 그의 피로 흥건해졌는데, 다음날 그곳에서 붉은 튤립이 피어났다고 한다. 

 

내 취향은 아니지만, 흰색과 분홍색이 섞인 튤립도 있다.

두 번째 이야기... 배경이 되는 나라와 등장인물의 이름은 같지만... 신분이나 내용이 전혀 다름

 

시린(Shirin) 공주를 사랑하는 파하드(Farhad)라는 석공이 있었다. 그는 그녀의 마음을 얻고 싶었지만, 한참이나 신분 차이가 나는 그에게 공주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그녀를 향한 사랑을 어찌할 수 없었던 파하드는 피리(flute)로 그녀를 사모하는 마음을 담은 아름다운 노래를 만들었고, 그의 이야기는 금세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게 되었다. 그를 측은하게 여긴 사람들은 두 사람이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기 위해 꿍꿍이수를 세웠고... 공주의 시종으로 하여금 그녀를 파하드가 있는 숲 속으로 데려오게 한다. 이렇게 해서 파하드를 만나게 된 공주는 그의 노래를 듣고 감동해서 그와 사랑에 빠지고 만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바로 예상할 수 있는... 그 일이 벌어진다.

 

공주가 석공에게 사랑에 빠졌다는 소식을 들은 왕이 심기가 불편해졌다. 왕이 대놓고 공주의 사랑을 반대하면 공주의 마음을 잃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왕은 한 가지 영악한 아이디어를 낸다.

 

왕은 공주에게 하층민인 파하드가 공주와 결혼하기 위해서는 보통의 인간이 할 수 없는 과제를 해내어 그가 그만한 자격을 갖추고 있음을 증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만약 파하드가 과제를 해결하면 공주와의 사랑을 인정해 줄 수 있다는... (동양이나 서양이나... 잔머리는 거기서 거기인 듯 ^^;) 이에, 그다지 영리하지 못했던 공주는 왕에 말에 따라 석공에게 그 어려운 과제를 전달하게 된다. 왕이 낸 난제는 언덕 밑을 통과하는 운하를 만드는 것이었다. 

 

그 운하의 크기가 대략 넓이 20m, 깊이 10m에... 길이가 65km 정도...

(이건 오늘날의 기술로도 대규모 토목공사 수준이다.) 

 

그런데, 공주에 대한 사랑이 절실했던 파하드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삽을 들도 언덕으로 달려갔다. 그리고는 몇 년 동안을 동틀 무렵부터 밤까지 일을 해서 운하를 만들어 간다.

(파하드가 사랑에 눈이 멀긴 했지만... 초인적인 능력을 가지고 있긴 했나 보다.)

 

파하드가 미친 듯이 일을 하고 있는 동안, 공주는 몰래 파하드가 일하는 것을 보러 오곤 했고... 그의 모습을 보면서 그를 향한 공주의 사랑도 더 커져만 갔다. (저 정도 능력에 성실함마저 갖춘 사람을 알아보다니... 공주도 사람 보는 눈은 있었던 듯...)

 

운하가 점점 완성되어 갈 수록 당황스러워진 왕... (그냥 좋은 사위 얻었다 생각했으면 좋으련만...)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었던 왕은 몰래 파하드에게 공주의 시종을 보내서는... 파하드가 운하 만드는 걸 포기하고 도망쳤는 줄 알고, 공주가 크게 상심하다가 그만 죽고 말았다고 거짓말을 하게 한다. 

 

파하드는 처음엔 시종의 말을 믿지 않았지만... 공주의 죽음에 관한 거짓 증거들을 보고는, 결국 공주가 죽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만다. (하늘은 그에게 힘과 성실함은 주셨지만... 명석한 두뇌는 주지 않으신 듯...)

 

그리고는 공주를 잃은 슬픔을 감당할 수 없었던 그는 자신의 삽으로 스스로를 내려쳐 목숨을 끊고 만다. 그러자 그의 피는 거의 완성이 되어가던 운하로 흘러드는데.... 파하드의 죽음은 곧바로 공주에게 전해졌고, 한 걸음에 언덕으로 달려간 공주는 그의 죽음이 사실임을 확인하고는 그를 따라 공주도 몸을 던져 죽음을 맞이한다. 

 

그들이 붉은 피로 물든 곳에 튤립이 피어났다. 마치 그들의 사랑이 영원하다는 걸 보여 주 듯이...

 

두 번째 이야기가 담긴 웹페이지 : www.tesselaar.net.au/resources/the-tulip-as-persian-folklore

(위의 웹페이지에 있는 글의 내용을 해석하면서 일부 수정을 했음)

꽃잎들로 둘러쌓인 안쪽의 모습

튤립에 관한 내용을 보다가.... 튤립을 왜 울금향이라고 부르게 되었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아마도 튤립이 중앙아시아에서 중국으로 전해져 오는 과정에서 음차(音借) 같은 것이 적용되어 그랬던 것은 아닐까 하는 추측이 들기는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