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코르 유적 중에는 아직 정리해서 올리지 못한 부분들이 꽤 있다.
심지어 앙코르 와트(Angkor Wat)에 관해서도 그렇다. 그 주요한 이유 중에 하나는 역사, 종교, 벽화가 남고 있는 신화의 내용, 여행하면서 찍은 사진 등.... 확인할 내용과 정리할 자료들이 상당히 많다는 점이다.
내 욕심으로는 더 많은 내용을 잘 담고 싶은데, 능력은 모자라고 게다가 여가 시간 중에 많은 부분을 여기에 할애하기에는 게으르다는 것도 크게 한 몫 했다.
여기에 기재된 내용 중에 일부는 Michael Freeman과 Claude Jacques의 'Ancient Angkor'라는 책의 내용을 참고했음을 밝혀 둔다.
영어로 Banteay Srei 또는 Banteay Srey라고 표기하는 이 사원의 발음이나 한글 표기도 나를 곤란하게 만들었다.
별로 미덥지 않은 어떤 책에서는 '반데스 레이'라고 하고, 구글에서는 '밴티 스라이'라고 표기되어 있는데 건축가의 이름 등 관련 정보도 정확하지 않아서 이 역시 미덥지 않다. 그래서 검색하다가 찾은 아래 사이트에서는 '반티에스 라이'라고 발음하는 것으로 들려... 일단 그렇게 표기하기로 했다. http://www.omnilexica.com/pronunciation/?q=Banteay+Srei (여기까지가 2017년 11월 18일까지의 상황)
그런데, 이후 앙코르 유적에 대한 발음을 wav파일로 제공하는 사이트를 2018년 5월 6일날 찾았다. 이에 따르면 '반티 쓰레이'로 발음하는 것이 그나마 비슷한 것 같아 정정한다. http://www.angkor-ruins.com/pronounciation/pronounciation.htm
[서쪽 Gopura에 있는 조각 - Vali와 Sugriva사이의 싸움을 묘사함 : https://en.wikipedia.org/wiki/Vali_(Ramayana) ]
[북쪽 Library의 서쪽 Pediment - Kamsa를 죽이는 Krishna를 묘사함 : https://en.wikipedia.org/wiki/Kamsa]
반티 쓰레이는 다른 앙코르 유적에 비해서 몇 가지 독특한 점이 있다.
첫번째로는 다른 앙코르 유적들이 왕실 사원인 것에 반해, 반티 쓰레이는 왕(Rajendravarman)의 자문역이자 세자(Jayavarman V)의 스승이었던 야나바라하(Yajnavaraha)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두번째로는 다른 앙코르 유적들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이지만(국가 사업이 아니었으니, 당연한 것일 수도 있겠다), 건축재로 사용된 붉은 사암(Pink Sandstone)에 새겨진 정교한 조각들로 인해 '크메르 예술의 보석(Jewel of Khmer Art)'라고 칭해질 정도로 예술적인 의미가 크다는 것이다.
반티 쓰레이는 시엠립 시내에서는 약 30km, 주요 앙코르 유적에서도 약 20km 정도 떨어져 있다.
그러다보니, 툭툭으로는 조금 무리가 있는 거리인데, 그래도 우린 쏙치아(Sok Chea)씨와 함께 하기로 했다.
시내에서 사원에 도착하기 까지 가는 길에 주변에 보이는 캄보디아 마을의 모습이 정겹다.
그런데 중간 정도부터 비가 내리더니, 사원 초입 주차장에 도착했을 때는 장대비가 내린다.
모든 방문객들의 발이 묶인 상황...
앉은 김에 쉬어가라고 했던가... 단체 방문객들 중 몇몇은 아점(Brunch)를 먹고, 우리는 코코넛을 마시며 비가 멈추기를 기다렸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비가 쉽사리 그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비가 완전히 멈출 때까지 기다리기엔 시간적인 여유가 없다.
그래서, 빗줄기가 약해진 틈을 타서 우리는 우비를 쓰고 사원을 향해 걸었다.
[Causeway에 놓여진 조각과 Gopura 2의 모습]
사원으로 향하는 보도(causeway)에 놓여진 조각이 조금 있으면 우리가 마주하게 될 반티 쓰레이의 진면목을 가늠케 해 준다. 비록 경도가 낮은 사암이라고 해도, 저렇게 정교한 묘사를 담아낼 수 있다니... 어느 시대에나 장인의 솜씨는 놀라울 따름이다.
Banteay Srei가 '여성의 성채(Citadel of the Women)' 또는 '아름다움의 성채(Citadel of Beauty)'라는 의미를 가진다는 것도 이를 보면 공감이 간다.
10세기 후반(967년 4월 22일에 봉헌되었다고 함)에 세워진 이 사원의 원래 이름은 Tribhuvanamahesvara라고 해서 '삼계(三界)의 위대한 신(神), Great Lord of the Threefold World'라고 한다.
사원의 조각품들이 묘사하고 있는 힌두 신화의 내용을 다 정리하기에는 너무 부담스러워서, 위키페디아에 있는 관련 내용을 링크했다. 힌두 신화는 나도 생소하지만,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담겨 있고 앙코르 유적을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되니 참고가 되기를 바란다.
[서쪽 Gopura에 있는 조각 - Vali와 Sugriva사이의 싸움을 묘사함]
[남쪽 Library의 동쪽 Pediment - 여러 개의 머리를 가진 Ravana가 카일라시산(Mount Kailash)을 움직이자 동물들이 놀라는 장면을 묘사함 : https://en.wikipedia.org/wiki/Ravananugraha]
[남쪽 Library의 서쪽 Pediment - 명상에 든 Shiva을 깨우기 위해 사랑의 화살을 쏘는 Kama의 장면을 묘사함 : https://en.wikipedia.org/wiki/Kamadeva, https://www.templepurohit.com/why-did-lord-shiva-punish-kamadev-reduce-him-to-ashes/ ]
위의 조각이나 다른 조각에서도 볼 수 있는 것처럼, 원판 하나에 제작한 것이 아니라, 여러 부분으로 나누어서 벽화의 형태로 되어 있는데, 모서리 부분에도 조각이 이어져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북쪽 Library의 서쪽 Pediment - Kamsa를 죽이는 Krishna를 묘사함]
[북쪽 Library의 동쪽 Pediment - Khandava 숲의 화재(Fire in the Khandava Forest)를 묘사함 : https://en.wikipedia.org/wiki/Khandava_Forest, http://hindumythologyforgennext.blogspot.kr/2012/07/burning-of-khandava-forest-part-1-of-2.html, http://hindumythologyforgennext.blogspot.kr/2012/07/burning-of-khandava-forest-part-2-of-2.html]
개인적으로 호기심을 자극했던 것 중에 하나는 문의 기둥들이다. 어쩌면 기본 건물을 짓고 외부를 치장하는 방식이어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여러 겹의 다른 형태의 기둥이 이어져 있음을 볼 수 있다.
[Gopura 3에 있는 산스크리트어 문틀과 세계문화유산 선정 기념비]
크메르는 자신의 문자를 가지고 있는 문명이지만, 힌두 사원인 이곳에는 산스크리트어 문자들이 남아 있다.
반티 쓰레이는 다른 앙코르 유적들과의 거리도 있고, 규모면에서도 작지만... 색다른 매력과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는 유적이다.
만약, 일정상 여유가 있다면 방문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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