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조금 뜬금없긴 하지만, 아이들이 읽기 좋은 영어로 된 소설 한 권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한다.

 

사실 이 책에 대해서는 아래 영어표현을 정리하는 글에서 인용을 한 적이 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이 책의 장점이 무엇인지도 함께 언급을 했었다.

 

2018/04/10 - [Enjoying English] - 영어 표현 : Toss and Turn 잠 못 들고 뒤척이다.

2019/05/27 - [Enjoying English] - 영어표현 : case the joint - (범죄 등을 위해) 사전 탐사를 하다.

 

오늘은 이 책 자체에 대해서 좀 더 이야기 해 보려고 한다.

 

이 책은 나처럼 책 읽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는 사람에게도 한 나절 또는 하루 정도 투자를 하면 다 읽을 수 있을 정도인데... 163페이지(마지막 페이지는 그림이고, 실제 페이지수는 162로 적혀 있음) 분량에다가, 글씨가 크고, 가끔씩 그림이 포함되어 있기까지 하다.

 

A Series of Unfortunate Events는 13권으로 구성된 시리즈인데, The Bad Beginning은 그 시리즈 중 1편에 해당된다.

 

https://en.wikipedia.org/wiki/A_Series_of_Unfortunate_Events

 

A Series of Unfortunate Events - Wikipedia

A Series of Unfortunate Events is a series of thirteen novels written by American author Daniel Handler under the pen name Lemony Snicket. Although they are classified "children's novels", the books often have a dark, mysterious feeling to them. The books

en.wikipedia.org

이 책의 저자는 1970년생인 Daniel Handler라는 미국인인데, 저자명에 자신의 본명 대신 필명인 Lemony Snicket이란 이름을 사용했다.

 

책의 뒷편에 독자들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으로 이 책에 대해 작가가 소개한 글이 있는데, 내가 그 글을 처음 읽었을 때는 이 책에 대한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 제목도 모자라서 소개글에서 조차 불행한 이야기라고 대놓고 이야기를 하는 것이 나의 흥미를 크게 떨어뜨렸기 때문이었다.

 

그러던 중에... 시간 때우기로 읽을 만한 거리를 찾던 때... 마침 이 책이 눈에 들었고, 읽다 보니 분위기가 우울 모드로만 치우치는 것은 아니라서 끝까지 다 읽을 수 있었다.

 

약간의 스포일러(Spoiler)가 되는 것은 아닐까 싶지만... 적당한 선에서 이 책을 소개하자면...

 

이 책은 갑작스러운 화재로 부모를 모두 잃게 된 Baudelaire 집안의 세 명의 아이들(딸, 아들, 딸)에 관한 이야기다.

 

발명에 관심이 많은 첫째 Violet과, 책 읽는 걸 좋아해서 나이에 비해 지식이 풍부한 둘째 Klaus, 그리고 뭐든 물기를 좋아하는 막내 Sunny가 부모를 잃은 후에 친적 중 한 명인 Olaf 백작(Count)에게 입양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들이 이 책의 중심 줄거리다.

 

다 읽고 나서 인터넷을 검색해 보니... 이 책을 소재로 해서 영화도 만들고, TV 시리즈도 만들고... 심지어 게임도 만들었단다. 

 

기회가 되면, TV 시리즈로 만들어진 내용을 찾아 보려 한다. 이 책은 집사람의 아는 분이 준 영어 원서 책들 가운데 한 권인데... 아쉽게도 13권 중에 1권밖에 없다. 물론 나머지 책들을 살 수도 있지만, 내가 돈을 주고 구입하기에는 좀 그렇다.

 

나중에 지오나 고운이가 나처럼 1권을 재밌게 읽는다면... 그 때 가서 살까 싶다.

 



여기서부터는 스포일러(Spoiler)가 있으니, 혹시 책을 읽을 생각이라면 이 부분은 나중에 보기를 바랍니다. 

 
Count Olaf(올라프백작)는 비록 Baudelaire家의 아이들이 상속받은 재산은 많지만, 아직 나이가 어려서 그들중 첫째인 14살의 Violet가 18세가 되어야 실질적인 상속이 이루어진다는 것에 알고는 실망한다. 

즉, Violet이 18세가 될 때까지는 상속받은 재산을 한 푼도 쓸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Olaf는 자신이 운영하는 연극단과 함께 뭔가 일을 꾸민다.

 

어느 날 그는 아이들에게 자신의 연극에 등장인물로 출연해 줄 것을 부탁한다. 아이들 그 중에서도 Violet이 맡을 역할은 Olaf의 상대역으로서 결혼식의 신부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옆집에 사는 고등법원 판사인 Justice Strauss에게도 단역을 맡아달라고 하는데, 바로 결혼식을 주관하는 판사 역할이 그것이다.
  

갑작스러운 Olaf의 제안과 태도 변화에 뭔가가 있다는 의심을 갖게 된 아이들은 Olaf의 제안 뒤에 숨겨져 있는 꿍꿍이가 뭔지를 알아내려고 노력한다.
  

그러다가, 아이들은 Justice Strauss의 개인 도서관에서 법률 서적을 통해서 Olaf가 연극을 빙자한 Violet와의 진짜 결혼식을 통해 재산을 가로채려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즉, Olaf가 Violet의 남편이 되어서, 아이들이 물려 받은 유산에 대한 재산권을 행사하려는 것이다. 

 
책에서는 적법한 성혼의 조건으로 다음의 3가지만 충족되면 된다고 한다.

 
▷ 판사 앞에서....

▷ 혼인서약에 당사자가 'I do' 라고 말하고,

▷ 자신의 손으로 직접 혼인서약서에 서명하는 것이다  


하지만, 둘째인 Klaus가 Olaf에게 그의 의도를 알아챈 것을 들키면서, 막내인 Sunny가 인질로 잡히는 바람에 결국 결혼식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어 버린다.
  

그리고, 드디어 연극무대에서 결혼식이 진행되는데... 자신의 의도대로 정식 결혼에 성공했다고 믿은 Olaf는 Sunny를 데려오도록 허락하고... Sunny가 무사히 나타나자, Violet은 결혼이 무효라고 주장한다.

그때서야, 상황파악이 된 Justice Strauss는 애통해 하면서도... 위의 3가지 조건이 갖추어졌기 때문에 적법한 성혼이 되었다는 해석을 한다.

(내 생각으로는 아마도 작가는 법률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거나, 아니면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소설인 점을 감안해서 실제와는 다른 방식으로 이 부분의 이야기를 풀어간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Violet이 이 결혼이 무효라고 주장하는 논리는 '자신의 손으로 서명을 해야 하는데("The law clearly states the  document must be signed in the bride's own hand.")' 오른손 잡이인 그녀가 왼손으로 서명을 했기 때문에 무효라는 것이다.

(정말 말 같지도 않은 소리다...)

이 이야기를 듣고는 Justice Strauss는 반색을 하며, 만약 Violet이 정말 오른손잡이이고, 왼손으로 서명을 한 것이 맞다면... 제대로 서명을 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 결혼은 유효하지 않다고 판단한다. 

(판사는 커녕 민법총칙... 영국에도 그런 것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한번 안 읽어본 사람 같음)



대륙법계와 영미법계가 차이는 있지만, 상식선을 크게 벗어날 정도로 근본 취지가 다른 건은 아니다. 


이 책에서는 결혼의 유효성을 다투는데 있어서, 형식적인 부분만을 따진다.
 

그런데, 대륙법계에서는 이와 같이 의사표시의 상대방이 의사를 표시한 사람의 진의가 이님을 알았거나 이를 알 수 있었을 경우에는 그 의사표시는 효력이 없다. 쉽게 말하면 본심이 아닌 걸 상대방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에는 무효라는 것이다. 예를 들면, 누군가가 친구들과 장난을 하면서.. "남대문에 문턱이 있는지 없는지 내기할까?? 문턱 없는 대문이 어딨냐? 만약 내가 한 말이 틀리면, 여기 있는 사람들한테 금송아지 한 마리씩 준다."고 했다고 치자. 자기가 한 내기에서 졌다고 해서 금송아지를 한 마리씩 줄 거라는 걸 진심이라고 믿을 사람은 없었을 것이다. 이 경우에 이런 의사표시는 효력이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결혼식에서 Olaf는 Violet이 결혼하겠다는 의사가 진심이 아님을 알았기 때문에 무효다.

말도 안되는 가정이지만, Olaf가 Violet이 비진의의사표시(非眞意意思表示)를 몰랐다고 치자. 그렇다고 해도 사기, 강박에 의한 의사표시는 취소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다만, 무효이든, 취소이든 선의{법률용어로서의 '선의(善意)'는 어떤 사실을 알지 못하는 것을 의미하고, 반대로 어떤 사실을 알고 있는 것은 '악의(惡意)'라고 함}의 제삼자에게는 대항하지 못하기 때문에 얼른 무효 또는 취소를 주장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영미법에서는 이런 경우에 어떻게 하는 지도 확인해 보았다.

자신이 주로 쓰는 손을 dominant hand라고 하고, 그렇지 않은 손을 non-dominant hand라고 하는데, non-dominant hand로 서명한 경우라도 진정한 의사로 했다면 유효한다.  

Posted by 순간을 머무는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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